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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미 500대 기업 중 42개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당금 지급을 중단했는데, 이 중 6개 기업이 최근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전역에 1100개 매장을 둔 백화점체인 콜스는 지난 1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021년 상반기엔 배당금을 다시 지급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다. 이 회사의 질 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월까지만 해도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동안에는 현금 보유는 계속될 것”이라며 “(경영 등이) 안정화되는 조짐이 보이면 배당금 지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다시 말하면 회사 경영진이 사업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로 복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콜스는 3분기 매출이 14% 감소하긴 했지만 2분기(-23%)보단 감소폭이 줄어드는 등 실적이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역대 최고의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이할 것이란 기대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미 석유기업 마라톤오일도 지난달 “오는 12월부터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겠다”고 공지했다. 리 틸먼 마라톤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사업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안정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 회사는 상품 가격이 매우 낮고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재구축 하는데 성공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올리브 가든, 롱혼 스테이크하우스 등 다양한 식당체인 브랜드를 소유한 다든레스토랑,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 목재회사 와이어하우저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다시 주겠다고 공식 발표 했다.
의류기업 갭도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초에는 배당금 지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배당금으로 23억달러 이상을 지급했던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4월 이를 중단키로 했다. 그런데 이달초 매리 바라 CEO는 투자자들에게 “현 추세대로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중반에는 배당금을 다시 지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단순한 배당금 재개 차원을 넘어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미 할인판매점 체인인 TJX컴퍼니즈는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면서 “중단하기 이전보다 13%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어니 허만 CEO는 “우리가 어디로 향하는지 아무것도 몰랐던 (3분기) 초반과 비교하면 (상황이) 매우 나아졌다고 느껴진다”며 “장기 전망에 있어서도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직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해 배당금 지급을 미룬 기업들도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병원체인 중 한 곳인 유니버셜헬스시스템의 스티브 필튼 CFO는 지난 19일 컨퍼런스콜에서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아직은 배당금 지급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앞으로 몇 달간은 (위기를) 극복해내야 하고, 내년 2월께 (배당금 지급이 가능한지 경영 상황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기업들이 배당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할 때는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경영진들이 사업을 운영하는데 안심하는 시점이라며, 이를 중단한다는 것은 위기가 도래했을 때 내리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당금 지급을 재개한다는 것은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는 인식이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국적 기업들이 다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면서 “기업 임원들이 팬데믹이 곧 지나갈 것이라고 믿게 됐다는 매우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했다.
한편 앞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당금 지급 여부가 투자 결정 측면에서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기업들이 자사 주가를 부양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검토사항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네이블리어앤드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네이블리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이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면 투자자들은 배당금 지급 종목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