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지각변동…사람 대신 화물, LCC 국내선 점유율 70% ‘껑충’

이소현 기자I 2020.09.11 17:59:51

진에어, 국내선 점유율 1위 등극
LCC ''맏형'' 제주항공은 2위로
대형항공사, 여객보다 화물 집중
여객기 좌석 떼고 화물기로 개조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사업 구조는 물론 점유율,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저비용항공사(LCC)업계는 사실상 ‘셧다운’ 한 국제선 대신 국내선 확대에 집중하면서 점유율은 70%대로 껑충 뛰었다. LCC업계 기존 1위 제주항공을 제치고 진에어가 여객과 화물 사업 모두 앞서는 순위 변동도 일어났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침체한 여객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화물 사업 중심으로 재편했다.

◇국토부 제재 극복한 진에어, 국내선 여객 1위

1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8월 국내선 여객 점유율에서 국적 항공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진에어의 지난달 국내선 운항은 3445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7% 늘었고, 이용 여객은 56만7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05%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만 해도 진에어는 국토부의 사업제재로 티웨이항공에까지 밀려 LCC 3위로 주저앉았지만, 1위까지 오른 것. 이는 진에어가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중대형기 B777-200ER(4대) 최대한 활용해 항공 수요가 높은 노선과 고객 선호 시간대에 탄력적으로 투입해 효율적으로 기재 운용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선 화물도 291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 늘었다. 여객기 내 화물칸을 활용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방식으로 운영해 국제선 여객 수요 감소를 만회했다.

진에어 중대형기 B777-200ER
이는 진에어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국내선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진에어는 올해 4월 말 대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국내선 확장을 진행해 현재 13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진에어는 현재 김포, 부산, 제주, 청주, 광주, 대구, 여수, 포항, 울산 등 9개 도시에서 비행기를 띄우며 국적 항공사 중 최다 국내선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정상적인 운영을 하기 어려운 국제선을 대신해 국내선을 적극적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화물 사업도 확장해 수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진에어는 10월 중순부터 중대형 여객기를 고쳐 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B777-200ER 기종은 B737-800과는 달리 화물칸 내 온도 및 습도 조절이 가능하고 약 15톤 규모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특히 화물 전용기로 전환되면 탑재 규모가 10톤가량 늘어나 25톤까지 화물을 실을 수 있어 사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항공 B737-800
◇LCC 맏형 제주항공, 여객 2위로 밀려…LCC 국내선 점유율 70% ‘돌파’

진에어의 선방으로 기존 LCC 1위였던 제주항공은 2위로 밀렸다. 제주항공의 지난달 국내선 운항은 2954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으며, 여객은 49만192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제주항공도 김포~여수 등 정기노선을 비롯해 부산~양양 등 부정기편 운항을 확대하는 등 국내선 네트워크 확대에 힘썼다.

이밖에 지난달 국내선 여객은 티웨이항공(48만6826명), 에어부산(35만2339명), 에어서울(11만929명), 플라이강원(2만6326명) 순이었다.

다만 공급석 대비 여객 수를 비교해보면 제주항공이 진에어보다 앞서 수익성 방어에서는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LCC의 지난달 국내선 탑승률은 제주항공 88.1%이며, 진에어는 77.1%였다.

이어 에어서울의 탑승률은 90.4%로 가장 높았으며, 티웨이항공 85.4%, 에어부산 75.4%, 플라이강원 73.7% 순이었다.

아울러 LCC업계가 사실상 ‘셧다운’ 된 국제선 대신 국내선 확대에 집중한 결과 지난달 LCC업계의 국내선 점유율은 71.1%로 전년 동기(57.0%) 대비 14.1%포인트 늘었다. 지난달 국내선을 이용한 여객 10명 중 7명이 LCC를 이용했다는 얘기다.

화물 수송을 위해 좌석 장탈 작업 진행중인 대한항공 보잉777-300ER 여객기
◇대형항공사, 여객기 좌석 떼고 화물기로 전환…‘역발상’ 경영

대형항공사는 여객보다 화물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은 대한항공(46만8524명)과 아시아나항공(48만8480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3%, 73.0% 감소했다. 반면 화물은 대한항공 11.4%, 아시아나항공 24.9% 감소에 그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여파로 여객기 운항이 80% 줄어드는 와중에도 지난 2분기(4∼6월)에 화물 운송을 늘려 깜짝 영업흑자를 냈다.

3분기에는 화물 운송이 더욱 늘어나 수익성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최초로 여객기 B777-300ER를 화물기 개조 작업을 마치고 화물 수송을 시작했다. 총 2대의 항공기를 화물기로 고쳤으며, 동남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의류 등의 화물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화물기 개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A330 또는 A350 기종 중 2대를 화물기로 전환하기 위해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로부터 개조 승인 등을 마무리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의 운항 적합성 및 안전성 승인만 떨어지면 곧바로 개조 작업에 들어가 이달 안에 화물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화물 운임이 오르고 유가가 내려간 상황”이라며 “화물 수송이 늘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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