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당뇨병.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망가지면서 신부전증, 당뇨족, 실명 위험과 같은 합병증의 고통 속에 끊임없이 약을 복용하거나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췌장 이식수술이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팀은 인슐린 치료를 해도 혈당 조절이 잘 안되거나 만성 신부전증 등 심각한 당뇨 합병증이 발생한 27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췌장이식을 한 결과, 87%의 환자가 인슐린 주사를 끊고 당뇨 합병증도 사라지는 ‘당뇨병 완치 상태’로 판정됐다고 12일 밝혔다.
환자들의 생존율도 1년 95.7%, 5년 91.2%, 10년 89.3% 등으로 높은 편이었다. 이식 형태별로 보면 췌장 단독 이식 환자가 90명, 당뇨 합병증으로 신부전이 동반돼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환자가 146명, 먼저 신장이식을 받고 일정시간이 지난 뒤 췌장이식을 받은 환자가 35명으로 각각 파악됐다. 즉 조기에 췌장이식을 받지 못해 만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 발생으로 악화하면서 췌장과 신장을 함께 이식해야 했던 환자가 전체 271명 중 66.7%인 181명에 달한 셈이다.
한 교수는 ”당뇨가 지속될수록 망막질환, 말초혈관질환 등 관련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져 결국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인슐린 치료가 어려운 당뇨 환자가 발생 초기에 췌장이식 수술을 하면 다양한 합병증을 막고 환자 생존율도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 나중에 신장이식을 따로 받아야 하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췌장 이식수술은 인슐린 치료의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1966년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300여개 이상의 이식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2만7천명 이상의 당뇨병 환자에게 췌장 이식수술이 시행된다.하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까지 시행된 췌장이식이 374건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뇌사 기증자의 절대적 부족과 췌장이식에 관한 인식부족 등을 꼽고 있다.
한 교수는 ”최근 이식수술의 기술 및 면역억제제의 발전으로 췌장이식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인슐린 주사나 당뇨병 약은 당뇨를 완치시키기 어렵지만, 췌장이식은 당뇨병 완치의 길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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