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실적이 악화되고 중국 등 경쟁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신기술 및 신시장 개척에 실패할 경우 자칫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 경제의 회생을 위해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 삼성전자 어닝쇼크에 전자업계 생사기로
권 부회장은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4 한국전자전(KES)’ 개막식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권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금이 IT·전자산업의 골든타임”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미래를 밝히는데 더욱 기여하기 위해 동반성장과 투자 확대, 규제 철폐, 인수합병(M&A)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골든타임은 사고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초반 시간대를 의미한다. 국내 전자산업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뜻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경제 회생을 위한 노력을 독려하며 ‘골든타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권 부회장도 이를 인용한 것”이라며 “업계 전체에 경종을 울린 셈”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열린 한 언론사 행사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수뇌부와 만나 “경제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여기에서 더 경제가 가라앉으면 회복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 간 실적 고공행진을 벌였던 국내 전자업계는 올 들어 성장동력이 급격히 사그라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4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았던 전자부품 제조업체들도 실적 악화 도미노 현상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국내 전자업계에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권 부회장이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을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위기의 전자산업, IoT에서 길을 찾다
업계도 권 부회장이 강조한 위기의식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국전자전에 참가한 주요 업체들은 기존 주력 제품 외에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육성 중인 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기기 간의 연계성(커넥티비티·Connectivity)을 극대화하고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는 스마트홈 서비스 관련 기술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다양한 가전제품을 연계한 ‘삼성 스마트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도 모바일 메신저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자부품 업계도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삼성전기(009150)는 새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ESL(전자가격표시기) 제품군은 물론, 무선충전 솔루션, 차량용 전장부품, 무선 조명 제어 시스템, 전기자전거 모터 등 IoT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라인업을 소개했다.
LG이노텍(011070)도 차량용 카메라 모듈 및 센서, 친환경·고효율이 특징인 각종 LED 조명 등을 전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전자산업은 정부가 지향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전자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게 한국 경제를 성장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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