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징계해제 결정에 洪·李 반발…혁신위 “힘 모을때”

김기덕 기자I 2023.11.02 15:16:52

국민의힘 최고위, 홍준표 등 징계처분 해제
洪 “치욕 참는다”·李 “지지율이나 올려라”
혁신위 “통합을 위한 것, 다른 의도 없어”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이 2일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1호 안건으로 채택한 징계 해제 결정을 받아들인 가운데 당사자인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를 두고 혁신위는 “(징계 해제 결정은) 당 대통합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홍 시장과 이 전 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처분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이데일리 기자)
앞서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해 7월과 10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공개 비난 등을 이유로 총 1년 6개월의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윤리위는 김철근 전 실장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2년을 결정했다.

홍 대구시장은 지난 7월 수해 골프 논란으로 10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5월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등으로 잇단 설화를 일으키며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위가 1호 안건으로 당내 화합을 위한 안건을 제시해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은 합리적인 사유와 구조를 갖고 이뤄진 것이지만 보다 큰 정당을 위한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당사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시장은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는 뜻)의 수모는 잊지 않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고생이 참 많다. 당 지지율이나 올려라”라며 비꼬았다.

김 전 실장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데 휘발성이 강한 이슈를 먼저 꺼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혁신위는 징계 해제는 순수하게 당 통합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사자들이 반발 입장을 내는 상황에 대해 “당 중앙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당 대표가 징계 취소를 중지할 수 있다는 것을 실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대통령이 사면 결정을 하면 범죄혐의에 대해 판결했던 사법부가 그 결정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지 않는다”며 “그런 범위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징계 해제가 결정된 홍 시장과 이 전 대표가 반발하는 것에 대해선 “감정적으로 마음이 상하고 (징계 해제) 과정에 대해 동의를 못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도, “상처를 주거나 아량을 베풀기 위한 취지는 아니다. 당 대통합을 위해 힘을 모아서 함께 가자는 메시지를 준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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