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따라 한일시멘트의 1종 벌크시멘트는 t당 10만5000원에서 11만2100원으로 7100원(약 6.8%) 인상된다. 또한 슬래그시멘트는 t당 9만5000원에서 10만1500원으로 6500원(약 6.8%) 오른다.
조정된 인상안은 애초 한일시멘트가 이달 1일자로 레미콘업계에 통보했던 12.8% 인상안보다 절반 정도 낮은 수준이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환경규제 대비 시설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인상안을 고수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어려운 건설시장 환경과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부응하고자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가격 조정안은 한일시멘트의 종속회사인 한일현대시멘트(006390)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일시멘트는 한일현대시멘트 최대주주로 올해 상반기 기준 73.32%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 조정안은 시멘트 공급사 입장이라 수요처인 개별 레미콘 회사의 수용 절차가 남았다.
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공급사인 한일시멘트 입장을 레미콘업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견 수렴을 해봐야 한다”며 “아직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쌍용C&E가 제시한 비슷한 수준의 조정안을 레미콘업계에서 수용한 바 있어 한일시멘트 조정안도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앞서 쌍용C&E는 지난달 25일 업계 처음으로 레미콘업계와 기존 가격 인상 통보안(14.1%)보다 낮은 6.9%로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기로 조정했다. 쌍용C&E 역시 국내 건설산업의 상생발전을 위해 상호 양보해 시멘트 가격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5월 쌍용C&E가 시멘트 판매가격을 14.1% 인상하기로 발표한 이후 정부의 중재 아래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와 가격 인상 문제를 논의해왔다. 정부는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시멘트 가격 인상에 부정적이다.
시멘트 업계 1·2위 업체가 가격 인상 조정에 나서면서 아세아시멘트(183190)와 삼표시멘트(038500), 성신양회(004980)도 가격 인상 조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시멘트 제품은 품질이 크게 다르지 않아 가격 차이가 크면 제품 판매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던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상 단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조정 시기나 폭은 미정”이라고 했다. 아시아시멘트는 이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5300원에서 11만8000원으로 1만2700원(12.1%) 올리기로 했다.
삼표시멘트와 성신양회 역시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조정을 논의 중이다. 삼표시멘트와 성신양회 관계자 모두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삼표시멘트와 성신양회는 애초 각각 시멘트 가격을 t당 13%(10만5000원→11만8600원), 14.3%(10만5000원→12만원)씩 인상하기로 레미콘업계에 통보했다.
시멘트 업계 일각에서는 업계 수위 그룹이 예상보다 큰 폭의 가격 조정을 단행하자 볼멘소리도 나온다. 시멘트 한 관계자는 “애초 인상안보다 50% 정도를 갂아주고 있다”며 “가격 인상 요인이 많은데 너무 많이 양보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