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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게이트로 비화된 허위 인터뷰…與 "선거 조작 박멸"

경계영 기자I 2023.09.11 17:34:54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대선공작 게이트로 확대
국민의힘 "사형 처해야 할 중대한 반국가범죄"
배후엔 민주당 추정…"다음 선거 때 또 시도할 수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그 이전에 김대업을 통한 병풍 선거 공작 사건도, 드루킹 선거 공작 사건도 있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땐 생태탕으로 선거 공작 사건을 벌였던 것을 잘 기억할 겁니다. 선거 공작의 꾼들이 지금까지 개입됐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지난해 대통령선거 직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대장동 사건 관련 뉴스타파 허위 인터뷰 의혹을 국민의힘이 대선 공작 게이트로 비화했다. 지속적으로 선거 공작을 시도하려는 세력을 이번엔 뿌리 뽑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다.

국민의힘은 이번 의혹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단순히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수준을 넘어 의도를 갖고 조작하려 했다는 점에서다. 김기현 대표가 11일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주권을 찬탈하려는 선거 공작은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을 허물어 버리는 국기문란으로 가장 사악한 범죄이며, 사형에 처해야 할 중대한 반(反)국가범죄”라고 강하게 표현할 정도다.

유의동(오른쪽) 국민의힘 대선공작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선공작게이트 진상조사단’ 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의 판을 뒤흔들려는 시도 자체가 불법이라고 국민의힘은 판단한다. 당에서 발족한 대선 공작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경종을 잘못 울려서인지 단죄가 되지 않아서인지 선거 때마다 (조작 시도가) 상습적으로 반복된다”며 “종전엔 단독 플레이였다면 이번엔 언론이 방조내지 협조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배후를 말하긴 이른 시점이지만 사안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일 가능성이 크고 특정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그래야 민주주의 왜곡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돼 집권하는 상황임에도 해당 의혹에 집중 공세를 펴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여차 하면 질 수도 있던 상황이라는 점이 꼽힌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당시 여론조사상 국민의힘 후보가 7~8%포인트가량 앞섰는데 실제 개표해보니 0.73%포인트로 박빙이었다”며 “대선 사흘 전 보도 때문에 돌아선 유권자도 많았을 것이다. 민심을 도둑질하는 부정선거가 될 뻔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의혹에 더불어민주당,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관돼있을 것이라는 추정 역시 국민의힘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뉴스타파의 가짜 보도를 미리 알고 있던 듯한 이재명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친민주당 언론의 팩트체크 없는 집중 포화, 문재인 정권 검찰의 방조 묵인 등 일련의 과정과 정황은 이번 사건이 조직적 대선 조작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향해 간다”고 주장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1심에서 민주당에 유죄 결론이 나오더라도 울산시장은 바뀌지 않고 선거 결과를 되돌릴 순 없다”며 “민주당은 매번 가짜뉴스로 상황을 뒤집으려 했고 이번 총선, 나아가 다음 대선 때도 다시 조작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선 공작 게이트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에 진상 규명 협조를 촉구하고 각 당원협의회(당협)엔 진상을 알리는 활동에 전개하기로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진상이 어느 정도 밝혀진 후 법·제도적으로 선거 때만 가짜뉴스를 생산·유포하고 그로 인해 선거(결과)를 바꾸려는 시도 자체를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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