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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제주 합동연설회였다. 정견 발표를 마친 박 후보가 무대에서 내려와 이 후보에게 악수를 청했다. 휴대전화를 바라보고 있던 이 후보는 박 후보를 바라보지 않고 건성을 악수만 했다. 다분히 상대방을 무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전날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에선 아예 박 후보의 악수를 거절했다는 목격담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아마 중요한 검색을 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며 멋쩍은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자신에게 셀프 공천 및 사당화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박 후보에게 ‘노룩 악수’로 응대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를 바라보는 여권에서도 “어대명이라는 구호에 심취해 거만해진 것인가”라며 이 후보의 행동을 비판했다. 통합된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포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뿐만 아니라 당 내부의 움직임도 ‘이재명 당 대표’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듯하다. 당헌 80조가 핵심이다. ‘당직자 기소 시 자동 직무정지’ 내용을 담고 있는 조항인데, 이 조항을 보완하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여러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이 후보를 보호하기 위한 ‘이재명 방탄 개정’이라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두 번의 선거 패배 후 침체돼 있던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실책으로 인해 ‘어부지리’ 기회를 잡았다. 이럴 때일 수록 겸손하고 낮은 자세를 보여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는 아직 당 대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