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A씨가 이사를 포기한 데는 세금 뿐 아니라 대출 규제도 한몫 했다. 금리가 오르는데다가 대출 규제까지 한 탓에 대출이 계획대로 나올지도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A씨는 “자녀가 커가면서 집을 좀 더 큰 곳으로 옮기고 싶은데, 이조차 대출 규제 등으로 쉽지 않아졌다”며 “이자 부담도 더 커질 것 같아 갈아타기를 잠정 보류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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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만 줄이면 뭐하나…1주택자 양도·취득세 그대로
20일 업계에 따르면 양도세·취득세 부담에 이어 대출 규제 등으로 갈아타기를 포기하는 1주택자가 늘고 있다. A씨의 사례처럼 9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매도할 시 2년 거주·2년 보유 조건을 충족해도 양도세를 일부 내야한다. 세법상 9억원 이하까지는 실거주자에 한해 양도세가 면제되지만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A씨 또한 양도세를 약 400만원 가량 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집을 구할 때 취득세도 만만치 않다. 약 12억원의 집을 매수할 씨 내야 하는 취득세는 4000만원(전용85㎡이하)에 달한다.
공인중개수수료도 매수할 때와 매도할 때 모두 내야 한다. 10억원의 집을 매도하고 12억원의 아파트를 매수 할 시 내야 하는 총 수수료는 1000만원이 넘는다. 물론 지난 19일부터 새로운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이 시행되면서 공인중개수수료가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세금 완화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8월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상임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1주택 실거주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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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도 갈아타기를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14~4.645%로 형성돼 있다. 고정금리는 더 높은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상한은 5% 수준이다. 2년 전과 고정금리가 2.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2배가 뛰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자 부담도 껑충 뛰었다. 예를 들어 4억원을 은행으로부터 빌린다고 가정할 때, 2019년(고정금리 2.6%적용·30년 만기)에는 한 달 원리금 상환액은 약 150만원 수준이었으나, 이날 기준(고정금리 5% 적용·30년 만기) 원리금 상환액은 214만원으로 늘어난다. 상환액이 약 42%가 늘어난 것이다.
심지어 갈아타기를 할 땐 기존 집보다 비싼 아파트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 대출액이 늘어나는 경우가 보통이다. 즉 현실적으로 매월 내야 하는 이자가 더 커질 수 있단 소리다.
상황이 이렇자 1주택자들 사이에서는 “평생 이사를 가지 말라는 것이냐”는 불만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어렵게 집을 사고 난 이후엔 사실상 갈아타기가 불가능하다. 내야 하는 부수 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이자도 갑자기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취업을 하거나, 결혼, 출산 등 생애주기별로 1주택자들도 갈아타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실거주자에 대해서는 세금 완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