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이날 10대 뉴스로 선정된 이슈를 보면 과학기술 뉴스 부문에서는 누리호 시험발사체 성공을 제외한 4개 중 3개가 모두 환경·에너지 관련 뉴스였다. 연구개발(R&D) 성과 6건 가운데서도 3건이 환경 및 에너지 관련 이슈였다.
이에 대해 선정위원 이우일 과총 부회장(서울대 교수)은 “환경과 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과 정책의 우선 순위가 높아져야 한다는 사회적 필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시사점이 크다”며 “국민의 관심사는 결국 행복지수 향상과 직결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미세먼지는 기술재해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산업·사회적 문제”라며 “지금과 같은 생산과 소비 패턴이 지속돼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변화해야 하는데 과학기술계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주요 과학기술계 R&D 성과는 기초연구보다는 특허 등 상업화 개발 성과에서 주로 나왔다는 점도 하나의 포인트다. 이는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연구성과가 기초연구보다는 주로 응용 및 개발연구 중심 R&D에 집중됐다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김문조 교수는 “올해의 결과를 보면 삶의 질에 밀접한 R&D 성공에 대한 반응이나 관심도에 비례해 R&D도 상당히 실용적인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인공혈액이나 전파망원경 등 글로벌 과학 관심사는 상대적으로 선행적이고 개척적인 반면 우리는 문제가 생기고 거기에 따른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추수적, 대응적 개발 위주라는 점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선정위원인 이종은 연세대 의대 교수는 “연구개발 성과 후보 18개 중에는 ‘기억의 원리’ 등이 후보로 있었고 이런 기초과학기술 연구가 6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힌 치매예측기술의 기본이 되는 것”이라며 “기초과학 분야 R&D가 좀 더 활성화되면 더 많은 성과들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반도체굴기에 대응하기 위한 반도체 관련 성과가 많았다는 해석도 나왔다. 임기철 과총 부회장(고려대 특임교수)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적극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기술 추격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되다 보니 반도체 분야 R&D 성과 2개가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과학기술계 R&D의 큰 트렌드가 물리학에서 점차 화학이나 생물학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곽재원 가천대 교수는 “이번 10대 과학기술 뉴스 결과를 보면 과학기술계가 물리학의 시대에서 화학이나 생물학의 시대로 확연히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