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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특사단은 우선 방북 당일 저녁 만찬을 가지지만 이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특사단의 방북에 앞서 “만찬은 정해졌다”면서 “참석자는 (북한이) 마지막 단계에서 밝히기에 가봐야 알 듯 하다”고 밝혔다.
그간 특사단의 방북 일정에 비춰봤을 때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은 1박 2일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6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고 지도자의 면담에 앞서 특사단의 메시지가 충분히 확인될 필요가 있어서다. 지난 2007년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2차 남북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1박 2일의 일정으로 방북했을 당시 첫날은 김양건 당 비서를 만나고 돌아오는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남을 가졌다.
또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3박 4일의 일정으로 방북했을 때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이 이뤄진 건 마지막 날이었다. 당시에는 돌아오기 전날 정동영 장관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만찬 이후 다음달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대북특사단의 방북 당일 만찬 역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나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주재로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더욱이 청와대는 대북특사단의 이번 방북 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은 한번이라고 못박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다면 한번”이라며 “이틀 연속 보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체제 특성상 최고 지도자는 충분한 사전협의 이후 마지막에 나타나 결정을 짓는 방식”이라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혈통인 김여정 부위원장을 특사로 보내고 공개연설을 하는 등 상대적으로 열린 자세를 보여온 만큼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특사단의 면담이 이뤄질 장소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특사단 면담과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백화원 영빈관이 유력한 곳으로 꼽힌다. 2002년 임동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와 박지원 문화부 장관은 이곳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백화원 영빈관은 북한의 국빈초대소로 북한을 방문하는 주요 외국인사들의 숙소와 정상회담 장소로 활용돼 왔다.
이외 대동강 영빈관에서도 특사단 면담이 이뤄진 전례가 있다. 지난 2005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곳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국무위원장 자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국회의사당인 만수대 의사당에서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