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코스닥 투자확대` 방침에 호응한 개미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33포인트(0.38%) 오른 2436.6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74포인트(3.90%) 급등하며 791.95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를 움직인 손은 ‘개미’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64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353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외국인 또한 코스닥 시장에서 나흘 연속 4000억원 가량 사들였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이 포함되면서 기대감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코스닥 관련 차익거래(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를 이용한 무위험 수익거래)시 부과되는 증권거래세(0.3%)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연기금의 수익률 평가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지수를 ‘코스피200’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이 혼합된 지수로 변경토록 권고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규모 중 코스닥 비중이 6월 말 기준 2.2%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연기금이 코스닥 시장에 대거 유입된다면 수급 측면에서 버팀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배당락 효과와 연말 대주주 양도세 과세 회피를 위한 큰손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잠잠해지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측면도 있다. 이달 말 기준 코스닥 종목의 지분 2% 이상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 시가총액이 15억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분류돼 이후 주식을 사고팔 때 생기는 차액에 대해 세율 25%가 적용된다. 때문에 28일 2거래일전인 26일까지 주식을 팔아야 한다.
◇“저가 매수 기회”…4차 산업 중소형株 주목
시장에서는 악재가 사라진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정책 기대감도 한 몫했다. 해마다 연말이면 배당관련 수급으로 대형주가 상승하고 개인들이 양도세 회피를 위해 중소형주를 파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코스닥 시장이 약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이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는 정책 기대감과 수급 기대감으로 움직였다”며 “외국인은 정책 기대감으로 움직였고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이 되면 개인투자자들은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해 비중을 줄이고 1월까지 판 물량의 70%까지 다시 사는 계절적 효과를 보인다”면서 “올해도 대규모 매물이 출회하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았고 저가 매수 유입에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수출주 우려감이 커지면서 내수주와 중소형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혁신성장 관련 기업들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섹터들이 주목받을 거란 판단이다. 변 연구원은 “올해 연말증시는 정책기대감과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화 강세로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내수주 중에서도 특히 중소형주로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혁신 성장이라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관련 섹터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술투자를 통한 성장이라는 해법안에 포함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친환경차, 소프트웨어 등 관련 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 있다보니 정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IT, 로봇, 바이오, 게임, 인터넷 등 4차산업과 관련된 섹터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 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를 삼성전자가 이끌어왔는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시장의 상승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