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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5월 시내버스에 탑승한 뒤 좌석으로 이동하던 중 버스기사가 승객의 착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출발하면서 버스 안에서 넘어졌다. 이 사고로 A씨는 늑골 골절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하지만 사고 이후 버스회사 측은 ‘경찰에 신고하고, 배상을 받고 싶으면 민사소송을 하라’며 사고 처리를 미루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이 모두 삭제됐다. 경찰은 객관적인 영상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버스기사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이후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요청, 버스회사와 공제조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쟁점은 운전자가 형사절차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경우에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자인 버스회사와 공제조합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였다.
공단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은 단순한 차량 주행뿐 아니라 승객의 승·하차를 위한 정차와 출발 과정까지 포함되며, 운행자책임은 운전자의 형사책임 인정 여부와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승객이 버스에 탑승한 뒤 좌석에 안전하게 착석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출발한 운전기사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고, 원고가 약 4주간 치료가 필요한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했다. 또 피고 측이 제출한 주장과 증거만으로는 이러한 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을 맡은 대한법률구조공단 경주출장소 오동현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운행 과정에서 승객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운행자의 주의의무를 다시 확인한 사례”라며 “형사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객관적 영상자료가 부족한 교통사고에서도 다양한 증거 확보와 법리 검토를 통해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