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협의체 8차회의 ‘D-1’…'상생안' 도출할까

김정유 기자I 2024.10.22 15:27:21

23일 배달앱 상생협의체 개최…마지막 협의될 듯
쿠팡 새로운 상생안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배민과 다른 내용 전망
배민 차등수수료 두고 입점단체간 목소리 달라
일부 입점업체 "2.5% 이하 적용하라" 고집
정부 권고안 가능성도, 입법 시발점될 수 있어 긴장

[이데일리 김정유 경계영 기자] 자영업자들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간 배달수수료율 상생안 도출을 위한 8차 상생협의체 회의가 23일 열린다. 정부가 10월 중 상생안 도출을 목표로 내세운 만큼 사실상 마지막 협의가 될 전망이다.

그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쿠팡이츠도 이날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배민)이 제시한 차등수수료율 구간을 두고 입점단체간 협의가 지지부진한 만큼 상생안이 아닌 정부 권고안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23일 오후 열리는 ‘8차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상생협의체)에서 새로운 상생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배민은 업주들의 매출 기준으로 한 차등수수료율을 제시했는데 쿠팡이츠는 이와 다소 결이 다른 상생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배민의 차등수수료율하고는 다소 다른 성격의 상생안을 낼 것 같다”며 “수수료 자체를 낮추거나 별도 혜택을 붙이는 식의 안이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출범한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지금까지 총 7번의 회의가 열렸지만 아직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협의체에 참여한 배달앱 입점단체와 배달앱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현재 상생협의체 내에서는 배민이 제시한 차등수수료율안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당초 배민은 매출액 상위 60% 이내 업주들에게 수수료율 9.8%를, 60~80% 구간 업주들에겐 6.8%, 80~100% 구간 업주들에겐 2.0%를 적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입점단체들은 매출 상위 20% 이내 업주들에겐 9.8%를, 이후 20~80% 구간 업주들에게 6.8%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수수료율 6.8%를 확대 적용해달라는 요청이다. 문제는 입점단체간에도 의견이 조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6.8% 수수료율 구간 확대안에 대해 일부 입점단체는 “일률적으로 수수료율 자체를 2.5% 이내로 낮춰달라”고 고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당 단체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입김이 센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입점단체간에도 일괄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추는 안을 고수할지,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6.8% 적용 구간을 확대할지 등에 대한 의견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쿠팡이츠가 제출하는 새로운 상생안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지가 관심이다. 그간 배민에 비해 상생안 제시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쿠팡이츠가 얼마나 효과적인 안을 제출할지가 관건이다.

정부와 공익위원들이 배민의 차등수수료율안과 쿠팡아츠의 상생안을 효과적으로 조합해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다만 지금처럼 입점단체도, 배달앱도 서로 의견이 조율되지 않고 평행선만 달린다면 8차 협의체에서도 합의를 이끌긴 힘들다.

때문에 상생안 도출보다 정부 권고안 수준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구속력이 없는 권고안이지만 이후 정부 주도의 배달앱 수수료율 상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입법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율 상생 협의안을 도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정부가 관여하기 시작하면 산업 진화 과정이 인위적으로 변형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는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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