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마이너스 금리 끝낼수도”…BOJ 총재 발언에 日금리·엔화↑

이명철 기자I 2023.09.11 17:34:28

10년물 국채금리 장중 0.7% 돌파, 2014년 이후 처음
달러대비 엔화도 강세 돌아서…금리 인상 가능성 반영
“내년 1분기 금리 인상 가능” vs “아직 좀 더 신중해야”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일본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가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그동안 약세를 보여오던 엔화 또한 강세로 전환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11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신규 발행한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0.707%까지 상승했다.

종가 기준으로 10년물 금리가 0.7%를 넘긴 것은 2014년 1월이 마지막이다. 이후에는 줄곧 하락세를 보였으며 올해초까지만 해도 0.3~0.4%대에 머물렀다.

달러·엔 환율 역시 장중 145.91엔까지 내려 그동안 지속되던 상승세(엔화 약세)에서 돌아섰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우상향 추세를 보이면서 148엔에 육박하기도 했다.

일본 국채금리와 엔화가 강세를 나타낸 이유는 우에다 총재의 최근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에다 총재는 9일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2%의 물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동안 디플레이션이 계속되던 일본은 초완화적 통화정책인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왔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일본 물가 상승 기미가 확실해진다면 통화정책 또한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BOJ는 국채 매입을 통해 금리를 억제하는 정책인 수익률곡선제어(YCC)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YCC의 상한을 사실상 0.5%에서 1.0%로 상향 조정하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우에다 총재의 발언까지 더해지자 시장에서는 일본의 통화정책 변경이 머지않았음을 예측함에 따라 장기금리가 상승한 것이다. JP모건증권의 야마와키 귀사 채권조사부장은 닛케이에 “이번 우에다 총재 인터뷰를 타카(タカ·매)파적(통화긴축적)이라고 해석하는 시장 참가자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엔화 강세 또한 금리 인상 가능성의 영향을 받았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게 되면 자국 통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우에다 총재의 발언을 두고 통화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 엔화 강세를 지지하는 수단이 됐다고도 봤다. 다이이치 생명연구소 이코노미스트인 구마노 히데오는 블룸버그통신에 “(우에다 총재 발언은) 엔화 약세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엔화를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발언은 시장 재진입을 주저하는 정부라면 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이 될까.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지난달 시장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월간 채권조사에서 BOJ가 통화정책을 변경하는 시기가 내년 4~6월이 될 가능성(29%)이 가장 높은 것으로 봤다. 내년 1~3월이 될 가능성은 26%로 두 번째였다.

리소나은행의 도쿄 통화전략가 다케시 이시다는 블룸버그에 “내년 첫 3개월 동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에다 총재는 그런 시나리오에서 시장이 가격을 책정토록 장려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시장 예상만큼 금리 인상이 신속히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금리 인상을 위해선 명확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등 지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근로자 임금 증가율은 7월에 다시 둔화됐는데 이는 노동시장이 활력을 잃고 우에다 총재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전망이 흐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BOJ 이사회 구성원들도 단기금리 인상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역사적 엔저

- 끝 모르는 엔저…한숨 깊어지는 일학개미 - 엔캐리 급증에 '역사적 엔저'…환율 155엔 가나(종합) - 日 돈풀기에 엔캐리 몰렸다…엔화 33년래 최저 근접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