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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칸 위원장을 비롯한 FTC 위원들은 다음주 아마존 핵심임원을 불러 ‘마지막 회의’(Last Rites)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독교에서 임종 시 받는 기도 이름을 딴 이 회의는 FTC가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피심의인에 대한 마지막 소명 기회를 주기 위한 자리다. FTC가 아마존 소송 진행에 조만간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아직 혐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FTC가 칸 위원장의 논문인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을 바탕으로 아마존을 독과점 폐해에 대한 증거를 수집했고, 궁극적으로 아마존을 분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칸은 이 논문에서 아마존이 독과점을 구축한 배경으로 약탈적 가격정책과 수직통합을 거론하고 있다. 약탈적 가격정책은 아마존이 당장의 이익을 포기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자들을 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워낙 저렴해 사실상 무료 배송서비스로 볼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을 통해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을 끌어모았고 다른 업체들이 결국 ‘백기’를 들면서 아마존의 독과점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얘기다. 당장에는 소비자들은 싼값에 물건을 구매하더라도 아마존이 시장을 장악한 뒤에는 언젠가 가격을 마구 올리면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게 칸의 논리다.
칸은 아마존의 수직통합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수직통합은 일반적으로 통상 기업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끌어올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전자상거래에서 시작한 아마존은 물류, 클라우드 사업(아마존웹서비스), 오프라인 식료품 체인 ‘홀푸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은 프라임 판매자를 상대로 아마존의 물류 및 배송서비스를 사실상 강요하면서 독과점을 더욱 공고히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아마존은 클라우드서비스를 판매하면서 경쟁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말도록 유도하거나, 전자상거래 서비스에서 자사 상품(PB)을 입점업체보다 유리하게 배치했다는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FTC가 소송을 제기한다면 아마존은 30년 역사 속에서 가장 중요한 도전을 받게 된다”면서 “아마존 경쟁자 및 소매업체들은 아마존이 플랫폼 지배력을 남용해 이들을 압박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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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전통적 반독점법과 다른 규제 방식이라 논란이 있다. 두 가지 방식 모두 소비자에게 이익을 줬다(소비자 후생 증진)면 독과점 남용 우려가 있더라도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간의 경쟁법 집행방향이다. 쉽게 말해 독과점을 가진 기업이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수십년간 대법원 판결로 자리잡은 판례다. FTC가 ‘미래 소비자 피해’를 근거로 아마존을 규제하려고 한다면 대법원이 쉽사리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적다. 최소한 현재 소비자에게 피해가 있는지를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아마존은 실제 “다른 경쟁사업자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고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지나친 규제는 소비자와 입점업체들에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논리로 반박하고 있다.
실제 칸 취임 이후 FTC는 빅테크 규제에 적극 나섰지만 법원에서 번번이 뒤집히고 있다. FTC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작업 중단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법원에서 기각됐다. 지난 2월에도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가 가상현실(VR) 피트니스 업체 ‘위딘’을 인수할 경우 VR시장 독과점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인수 반대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칸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나고 있다. 무리한 법집행을 이유로 공화당 추천 위원과 여러명의 고위 관리들은 사표를 던지면서 조직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6월 열린 의회 청문회 자리에서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칸 위원장이 “기업들을 괴롭히고만 있다”며 “정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