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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경찰, UN직원·금융인 사칭 16억원 가로챈 조직 4명 구속

정재훈 기자I 2021.05.17 16:43:46

SNS로 메세지 보내 접근, 돈 빌리는 수법
미군·변호사·UN직원·의사 등 직업도 다양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SNS를 상에서 자신을 미군으로 속여 돈을 빌려 가로챈 사기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외국인 연인 행세를 하며 돈을 뜯어내는 수법(로맨스 스캠)으로 피해자 26명으로부터 총 16억5100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외국 국적 30대 남성 A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붙잡힌 인출책 중 한명이 현금을 인출하는 장면.(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군복을 입은 미군이나 뛰어난 외모의 외국인 남녀 사진을 프로필로 내세운 SNS 계정으로 피해자에게 친구 신청을 하며 접근해 자신을 유엔(UN)에 파견된 미군, 의사, 변호사, 금융인이라고 속여 돈을 빌리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매일 안부를 묻는 등 몇 달간 관심이 있는 척 메세지를 보내 피해자들로부터 믿음을 얻으면 “해외 파병 중 다쳤는데 수술비가 필요하다”나 “한국에서 당신과 살고 싶은데 비용이 필요하다”는 등의 말로 현금을 송금 받았다.

한 피해자는 금융거래소 직원을 사칭한 피의자의 “160억 퇴직금을 배우자만 수령할 수 있으니 당신이 배우자 행세를 해달라”는 말에 속아 변호사 선임과 서류작업비 명목으로 약 2억8000만 원을 빼앗기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해외에 기반을 둔 실행 조직과 국내 자금관리 조직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으며 조직원 대부분은 아프리카 지역에 국적을 둔 외국인으로 국내에서도 자금 관리, 인출을 담당할 외국인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또 이들은 “조직에 대해 수사 기관에 알리면 본국에 있는 너의 가족을 죽이겠다”고 살해협박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4명은 국내 관리 조직의 관리책과 인출 조직원으로 해외에 있는 실행팀에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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