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웡 선임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가진 하반기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간 무역전쟁은 전적으로 ‘말폭탄’에 불과하다”면서 “미중 양국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에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윙 매니저는 “지금까지 발표된 3000억달러 규모의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이 글로벌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600억 달러 수준”이라며 “이는 관세 부과에 따른 수혜는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감소하고 기업실적도 2∼3% 가량 둔화할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 기업실적이 미국은 22%, 중국은 17% 증가할 전망이어서 이 정도 성장 둔화는 감내할만한 수준이다”고 분석했다.
웡 매니저는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시가총액 손실 규모는 3조∼4조달러로 추정된다”며 “글로벌 무역에 미치는 600억달러를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주가에 반영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국 경제 상황은 소비도 증가하고 있고 기업의 자본지출도 올해 20% 성장하면서 성장이 지속되면서 경기확장기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산업에 대한 노출은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웡 매니저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IT기업들처럼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이 경기를 타는 특성이 있지만 과거보다 기업들의 과잉 투자가 줄어 변동성을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 “상반기에는 한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지만 6월부터는 5개월만에 이익 전망 상향 기업이 나오고 있다”면서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재흥 AB운용 채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경기 성장 전망이 여전히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소비자 지표도 오르고 있기 때문에 신용위험공유거래(CRT) 채권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유 매니저는 “미국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미국 주택 시장이 망가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크레딧 중에서는 CRT채권 성과가 좋을 것으로 보이는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올리면 이에 연계돼 채권의 쿠폰이 오르는 특성상 미국금리 상승이란 안전장치에 경기회복 수혜도 누릴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