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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3년 후부터 사람을 해친 반려견을 소유자 동의 없이 격리·안락사 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반려견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잇따르는 데 대한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동물보호법과 하위법령 개정으로 주인은 물론 반려견도 제재한다는 게 핵심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애완견 물림 사고는 2012년 560건에서 2014년 676건, 2016년 1019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정부 방침대로 국회 계류중인 동물보호법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사망 사고를 낸 반려견 소유주에게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 이전엔 2년 이하 징역, 700만원 이하 벌금이었다. 다치게 하거나 맹견을 유기하는 것만으로도 2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반려견 자체에 대한 처분도 새로이 등장했다. 3년 후부터 상해·사망사고를 일으킨 개는 지자체장이 소유주 동의 없이 격리 등 필요 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전문기관 평가에 따라 훈련 조치나 안락사를 소유주에게 명령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개가 사람을 죽이더라도 소유주만 처벌할 뿐 개에 대한 처분 규정은 없었다.
반려견 안전관리 의무도 한층 강화한다. 당장 외출 때 2m 이내 목줄과 입마개가 의무가 됐다. 내년부터 맹견의 범위를 기존 3종(도사·핏불테리어·로트와일러)에서 마스티프, 라이카 등 8종(장애인보조견·경찰견 제외)으로 늘린다. 위반 과태료도 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오른다. 1년 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초등학교 출입이 제한되고 3년 후엔 수입, 공동주택 내 사육도 금지된다. 사고 보증금을 미리 예치하거나 책임보험에 들게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사람을 다치게 한 이력이 있거나 체고(바닥에서 어깨뼈 상단) 40㎝를 넘는 개를 관리대상견으로 지정한다. 큰 개라고 더 위험한 건 아니지만 큰 개일수록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장 오는 3월22일부터 위반 신고 때 포상금을 주는 제도도 운영한다. 지자체의 동물보호담당 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줘 단속 실효성도 높였다. 농식품부는 단속 강화와 함께 반려동물 에티켓 홍보 아이디어 공모전을 추진하는 등 반려동물 문화 조성에도 나선다. 지자체의 반려견 놀이터 확대도 유도할 방침이다.
반려견 의무등록 제도도 개선한다. 동물등록 시기를 생후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여 분양 즉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내·외장형을 선택할 수 있는 무선식별장치를 유실·유기 가능성이 적은 내장형으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을 위해 지난해 10월 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동물보호단체와 소비자단체, 전문가, 지자체의 의견을 취합해 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반려견 소유자의 책임의식을 높이고 반려동물 에티켓을 정착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