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안충영 동반위원장을 비롯해 동반위 주요 인사들은 올해 동반위의 업무 추진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참석한 기업 동반성장업무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동반위의 사업설명이 끝나고 기업인들은 앞다퉈 동반위와 정부에 건의사항을 개진했다.
이날 참석한 포스코(005490), 삼성전자(005930), LG화학(051910) 등 대기업 관계자들은 조목조목 항목을 열거하면서 동반성장과 관련한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로 대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학용 포스코 상무는 “최근 동반성장 기조를 보면 부모(정부, 동반위)가 집안의 동생들(중소기업)을 건사하는 역할을 장남(대기업)에만 맡기는 형국”이라며 “자식들이 모두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부모가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훈 삼성전자 상무는 “IT(정보기술) 업종 생태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개방이 트렌드다. 이 때문에 활발한 신사업이나 연계사업진출이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술보호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청이 관련법을 제정할 때 업계 의견을 좀 더 수렴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준성 LG화학 상무는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며 “하지만 평가 항목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반성장지수 평가항목 중 2점이나 배정된 ‘창조적 동반성장’ 항목이 무엇을 말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내부적으로는 평가 기준이 있지만 모호한 표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평가항목내용을 구체화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대기업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만 참석해 그들의 의견만 들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중소기업중앙회 소한섭 경제정책본부장만 참석했다. 개별기업이나 업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계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소 본부장도 짧게 주어진 발언시간 동안 기존 중소기업계가 가진 동반위에 대한 불만사항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동반위가 하나의 기업이라면 이날 행사는 기업설명회(IR)와 마찬가지다. 물론 IR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를 별도로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올해의 운영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 어느 한 쪽만 대상으로 진행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특히 대·중소기업간 상생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동반위의 행사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 들어 친대기업 성향을 보인다는 비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날 초청인사를 결정할 때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동반위측은 “대기업 협력사들의 모임인 수탁기업협의회와 같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도 별도의 사업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야 할 동반위가 편을 가르듯이 반쪽짜리 행사를 두 번 한다고 온전한 하나의 행사가 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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