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일 “골프 활성화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직자 골프금지령에 대해서도 “그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직접 골프를 언급한 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올해 10월 프레지던츠컵을 하지 않나. 골프 대회 중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골프대회이고 아시아에선 한국에서 처음 열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올해 10월6일부터 11일까지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 명예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 대회는 1994년 창설 후 개최국의 현직 또는 전직 원수가 명예회장을 맡는 게 관례다. 박 대통령은 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명예회장직을 맡는 여성이 됐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취임 이후 ‘공직자 골프’에 대해 내내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골프를 치지 않는다. 2013년 6월 국무회의에서 당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골프 금지령 해제를 건의할 때도 답변을 삼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공직 사회에 암묵적으로 퍼졌던 ‘골프 금지령’의 해제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관가는 물론 정계와 체육계까지 비상한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 일부 현역 군 장성들이 골프를 즐긴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일자, 군에 ‘경고’의 뜻을 전했고 이를 계기로 공직 사회에선 자연스레 자체 ‘금지령’이 설정됐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대회만을 위한 건 아니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정부에서 마치 골프 못 치게 하는 것처럼 (비친다)”고 하자, “그건 아니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골프금지령 같은)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돼서…”라고 거듭 밝히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문체부 장관이 (골프를) 치기 시작해 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두 사람의 환담을 듣고는 “그런 것을 솔선수범하라고 하면 기쁘세요”라고 되물어 좌중의 웃음을 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국내에서 골프 관련한 특별소비세, 개별소비세 등으로 너무 침체돼 있어 (국민이) 해외에 가서 많이 하지 않느냐”며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박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박 대통령은 화제를 평창올림픽으로 돌려 “좋은 인재들이 (평창에) 가서 도와야 한다”며 “미래를 손해 보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인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줬지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인원은 (조직)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정한다)”는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의 설명에도 “빨리하시라고요. 세월 다 가니까”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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