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무제한 데이터, 좋은 것 만은 아니다"(정책문답)

김현아 기자I 2014.04.16 16:37:49

유통점 인증제, 판매점 할인 당부
700MHz 주파수 용도는 신중하게 결정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성준(57)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인근 음식점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단 오찬을 하면서, 방송과 통신 분야의 생각들을 언급했다.

그는 취임 이후 첫 행보로 개인정보 유출사고(해킹) 대응에 여념이 없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이동통신 3사의 유례없는 장기 사업정지로 고통받는 테크노마트 판매점 상인들, 그리고 단말기 보조금 혼란의 책임이 있는 이통3사 대표이사(CEO)들을 만났다.

또 국회 미방위 위원들을 만나 법안 통과를 호소했고, 정책 파트너인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만났다.

그는 “이통사 대표이사들을 만나 유통점 인증제에 대해 판매점은 (45만 원이 아니라) 2~3만 원만 낼 수 있게 얘기했다”면서 “3사 CEO들이 수긍했다”고 말했다.

또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한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는있다”면서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동영상만 보면서 가는 게 건전한 사회인지, 아니면 못 보게 하는 게 건전한 것인지는 사회 어른 입장에서 얘기를 한 번 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방송계와 통신계의 최대 관심거리인 700MHz 주파수 배분에 대해서는 “장관님과 이야기 나눴지만, 여유를 갖고 심도 있게 검토하기로 했다. 주파수는 국민의 재산이니 세계적 추세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성준 방통위원장과의 정책 문답

-단말기 보조금 규제에 대한 생각은. 제도 개선이 쉽지 않은데.

▲솔직히 자신이 없기도 하지만,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해 보면 지금 이만큼 수익이 났다. 그것으로 보조금을 주는 거다. 보조금이 한 사람에게 100만 원이 가고, 딴 사람에게 10만 원이 가는데 누가 정상이고, 비정상일까. 한쪽의 40만 원이 이쪽으로 간 거다. 소비자들의 억울함이 있다. 기업입장에선 R&D에 투자한다 던지 품질을 높이는데 써야 할 것을 점유율 때문에 쓴다면 얼마나 갑갑하겠나. 오늘 이통사 CEO 만남에서 누가 ‘정도경영’을 외치자고 하더라. 이전보다 분위기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유통점 인증제가 좋지만, 중소 판매점에게 인증비용 45만 원에 판매사 두면 50만 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인증제가 좋은 것은 다 동감했다. 대신 판매점은 2~3만 원만 낼 수 있게 이야기했다. 3사 CEO들이 수긍했다.

-이통사 CEO를 보신 적 있나.

▲처음이다. 신문과 방송으로만 봤다. 깜짝 놀란 게 제가 테크노마트 가고 (CEO들과 조찬 간담회를 하니) 기자분들이 예상보다 너무 많이 왔다. 관심의 열기를 알 수 있었고, 어깨가 무겁다. 이 정도로 보조금과 관련해서 관심이 많은지.

-통신사 머 쓰세요.

▲잘 쓰던 것을, 착한 기변으로 바꾸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우)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과천청사 인근 한식당 동다송에서 만나 오찬을 하고, 양 기관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데 한 뜻을 모았다.
-최문기 장관 만나시니 어땠나.

▲푸근하게 잘 해주시더라. 미래부와 저희를 상당 부분 가를게 아니라 손잡고 나가야 할 파트너다.

-방송을 미디어로 보시나, 산업으로 보시나.

▲둘이 같이 가야 한다. 예상하신 답이죠? 산업진흥과 규제가 별개로 갈 수 없다. 동전의 앞 뒷면이다. 규제를 통해 진흥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규제는 축소할 수도 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맞물려 가야 한다. 무조건 규제 안 된다. 미래부와 대화 나누며 협조해 가겠다.

-1기와 2기 방통위 평가해 보셨나.

▲눈에 띄는 결정은 지상파가 디지털로, IPTV를 통해 광고융합 서비스가 활성화 된 것 등이다. 지금은 진흥 권한이 많이 사라졌다. 예를 들어 미래부에서 초고화질(UHD) 관련해 활성화는 공감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래부는 조금 더 무게 중심을 진흥에 두고 우리는 다른 방송사와의 충돌이나 국민의 안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유사보도 문제가 논란인데 현실과 맞지 않거나 역사성도 문제가 된다.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데.

▲검토하고 있다. 빨리할 것이다. 그 부분이 비정상의 정상화일 수 있고, 법 규정의 문구를 댔을 때 충돌이 나는 부분도 있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기도 하다. 법 이론 중에 ‘신뢰보호’라는 개념이 있다. 그게 바로 역사성 고려다.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 검토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유사보도 문제와 관련 이경재 위원장 취지를 이어간다는 말씀인가.

▲전체적인 맥락은 벗어나지 않는다. 애매한 부분도 있다. 보도인지, 정보제공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는 UHD전송용으로, 통신사는 트래픽 과다로 달라고 하는데.

▲타임 스케줄 안 나왔다. 함부로 주기 어려운 문제다. 한번 정하면 끝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시험만 할 뿐 주파수를 쓰는 UHD 표준이 없다. 아직은 시간이 남았다. 얽힌 문제는 한 부분만 보기 어렵다. 장관님과 의견을 나눴지만, 여유를 갖고 심도 있게 검토하자고 했다. 주파수는 국민의 재산이다. 어느 사업자의 이익을 고려하기 뭣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추세에 아직은 늦지 않았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700MHz 주파수가 올해 가장 뜨거운 이슈인데.

▲통신에서 쓰는가, 방송인가, 방통위 생각과 미래부 생각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공동연구반에서 연구할 것이다.

-LTE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시청습관을 바꿀 수 있는데.

▲무제한 요금제가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한 것인가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오늘 (이통사 CEO간담회에서) 그 얘기를 꺼내진 못했다. 그러니까 건방진 이야기 같지만, 젊은 세태의 행태를 바꿀 수 있다.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동영상 보면서 가는 게 건전한 사회인건 지, 아니면 못보게 하는 게 건전한 것인지는 사회 어른입장에서 얘기를 한번 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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