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20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거대 일관제철소로 거듭나면서 포스코와 더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인수로 수직계열화가 강화된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납품하는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객사 중 현대차그룹의 매출비중이 가장 큰 포스코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가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에 의존하는 매출 비중은 3%정도다. 현대중공업(3%), 한국GM(3%)와 함께 손에 꼽는 주요 고객이다. 여기에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의 매출 비중(1%)까지 합하면 현대차그룹 계열이 최대고객인 셈이다.
한지붕 아래서 연결고리가 단단해진 현대제철은 그룹의 철강납품 비중을 최대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으로 ‘열연강판 생산(현대제철)-자동차 강판공급(현대하이스코)-완성차 생산(현대·기아차)’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한층 강화됐고, 실제로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에 납품하는 비중을 지난 2009년 29%에서 작년 72%로 늘려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현대차에 납품하는 비중이 40% 안팎이었지만 합병이후 50%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경기 속에 내수 비중이 큰 포스코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포스코는 이미 예견됐던 현대제철의 증설과 합병 등을 감안해 대체시장으로 일본과 중국 자동차 시장을 개척해 왔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을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생산하고 있는 열연강판은 값싼 중국제품이 국내 유입되는 등 지금도 완전경쟁시장이라 합병으로 인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회사의 합병이나 현대제철의 생산량 증가에 대비해 미리 해외시장을 겨냥했고,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해 해외철강사로는 처음으로 도요타의 협력단체인 ‘쿄호카이’에 가입하는 등 일본 자동차 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이어 올초에는 고려제강과 함께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에 공급되는 엔진밸브 스프링강용 선재 제품의 양산도 시작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일본 현지법인 포스코재팬이 파이프 전문 제작업체인 모리와 자동차부품 전문업체인 마루야스와 함께 자동차강관 합작법인 ‘PMM 파이프’의 설립 조인식도 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광동성에 연산 45만톤 규모의 고급 자동차강판 공장을 준공했고, 중국내 11곳의 전문가공센터와 연계한 생산체계를 갖췄다. 도요타, 혼다, 닛산, GM, 폭스바겐 등의 글로벌 자동차사와 중국 현지 자동차사 등에 철강재를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내 철강업체 선두인 포스코는 세계 5위의 조강생산량으로 연간 매출 6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반면 현대제철은 작년 매출이 14조1460억원이고, 하이스코 냉연사업부 매출은 7조746억원 수준. 합병 이후 20조원대 철강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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