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조정위 갔지만…민주유공자법, 국회 정무위서 野 단독 의결

경계영 기자I 2023.12.14 18:02:00

전체회의→안건조정위→전체회의
14일 하루 만에 與 불참 속 처리
與 "가짜유공자 양산" vs 野 "가짜뉴스"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민주화운동 공헌자를 유공자로 예우하는 내용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이 14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을 의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 처리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 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 외 민주화 운동에서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을 국가보훈부 심사를 거쳐 유공자 예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민주당은 보훈 ‘사각지대’에 있는 민주화운동 피해자를 예우해야 한다는 이유로 법안을 추진한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화운동 인정 범위가 모호해 ‘가짜유공자 양산법’이라고 반대했다.

민주유공자법은 지난 7월 정무위 법안심사1소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이후 다섯 달 동안 여야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전체회의 안건 상정이 미뤄졌다.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유공자법 처리를 시도하자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요구서를 접수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쟁점 법안을 심의해 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찬성하면 통과시키는 상임위 내 기구다.

안건조정위는 최장 90일 동안 법안을 심의할 수 있도록 돼있지만 야당은 이날 오후 4시 곧바로 안건조정위를 소집했다. 야당은 여당의 불참 속에 1시간가량 회의한 끝에 단독으로 법안을 의결한 데 이어 전체회의 의결까지 밀어붙였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안건조정위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의원의 발언은 가짜뉴스”라며 “형법을 비롯해 기존 법에 저촉된 사람을 제외하도록 돼있고 민주화운동 기여가 현저해 사회적 공감대가 있는 사람, 이것은 국가보훈부에 위임해 결정하도록 돼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이 사망한 동의대 사건, 무고한 민간인을 프락치로 몰아 강간 폭행한 서울대 민간인 고문 사건 관련자 전부 민주유공자 심사 대상”이라고 지적했고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도 강 의원이 언급한 대상을 가리켜 “어떻게 이런 분이 민주유공자 심사 대상인가”라며 “박종철·이한열·전태일 (열사) 이런 분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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