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규모는 2006년 7000억원에서 최근 2년(21~22년)간 14조2000억원 수준으로 20배나 성장했다. 반면 최근 투자가 비대면·바이오 등 일부 업체에 쏠리는 데다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딥테크(첨단기술)기업 비중이 낮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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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부는 창업정책 지원 대상을 해외 창업까지 확대했다. 이제 해외에서 현지 창업을 한 한국인까지 정부가 지원한다. 그간 정부 지원은 내국인의 국내 창업에 한정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현 정책은 국내 창업 중심의 폐쇄적 정책에 가까워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느리게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며 “해외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사업 확장 때 본국을 우선 고려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머신러닝 기반 광고 솔루션 기업 ‘몰로코’와 에듀테크(교육기술기업) ‘에누마’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위해 한국인이 창업한 해외법인에 대한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국내 기여도·지배력 등 구체적인 지원대상을 설정할 방침이다.
외국인의 국내 창업 및 취업(인바운드)도 지원한다. 스타트업 인력 수요가 높은 업종을 대상으로 전문인력(E-7)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를 추진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우수한 외국인 인재와 필요한 노동 인력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함께해서 한국 경제 파이를 키워야 하는 것은 시대적인 숙제”라고 역설했다.
컴퓨터시스템 설계 및 분석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우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수도권에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글로벌 창업허브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청년이 자유롭게 소통·교류할 수 있는 ‘스페이스-K’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지는 아직 미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민관합동 TF를 구성해 조성 기본방향을 확정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기본계획 수립 등 사전추진과 건축설계를 거쳐 2025년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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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벤처투자 지원 주체와 지원방식도 변경했다. 그간의 정부 주도, 보조사업 위주의 지원방식에서 탈피해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출자해 2027년까지 총 2조원 규모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조성해 딥테크, 글로벌 진출, 회수(세컨더리) 등 세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향후 저성장과 세수 감수 등을 고려할 때 보조·출연 위주의 지원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성과가 적립되고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창업지원 방식 역시 투·융자 등을 결합한 형태가 도입된다. 가령 추가 지원받은 보조금 일부를 매출이 발생할 때 회수하는 ‘성공불 방식’을 도입하고 ‘보조금+투자’, ‘보조금+융자’ 등 다양한 지원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와 연계한 창업 지원도 강조했다. 그간의 개별 스타트업 지원 위주 정책을 탈피한다는 방침이다.
해외는 구글 사례처럼 스타트업과의 협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하다. 구글은 2005년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인수했고 2014년에는 알파고 개발한 ‘딥마인드’도 합병했다. 이를 위해 ‘팹리스(반도체 설계·개발 기업) 챌린지’처럼 대기업·스타트업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초격차 10대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팹리스 챌린지는 중기부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유망 팹리스 스타트업을 선발해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공정 이용과 설계 비용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에 참석한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오늘 발표는 진전이 많은데, 특히 스페이스K와 같은 공간이 생기면 거기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한 취업 비자나 창업 비자 정책 자체를 크게 완화시켜 줬으면 좋겠다”며 “스케이스K에서의 제도적 지원은 규제 샌드박스처럼 확 풀어주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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