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감당 못 해" 자는 아이 목 졸라 살해 시도 母 '집행유예'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빚이 늘어나자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아들을 먼저 살해하려 한 친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이데일리 DB)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는 살인미수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A(37)씨에 대해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A씨에 대한 보호관찰명령과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해 7월14일 오전 4시쯤 전북 남원시 자택 안방 소파에서 잠을 자는 초등학생 아들 B(10대)군을 목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군의 몸 위로 올라간 뒤 도구를 이용해 아들의 목을 졸랐다. 그러나 잠에서 깬 B군이 저항하고 방으로 도망가 목숨을 건졌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쯤 지인으로부터 1억 2000만 원을 빌린 뒤, 이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고자 했다. 그러나 다른 이에게 빌려준 돈의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채무에 대한 이자인 매달 500~600만 원을 갚아야 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

“자신의 채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비관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자녀도 함께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B군이 뒤늦게 아버지에게 말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애초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두 달가량 아들의 상처를 치료하지도 않고 오히려 ‘죽고 싶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했다고 한다.

(사진=뉴시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단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하고 4명은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3년, 3명은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자녀의 존엄한 생명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그 생명을 빼앗으려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는 피고인과 같이 살기를 원하지 않는 등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해 아동이 고심 끝에 자의로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원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나라로 추방될 가능성도 있어 피해자와 분리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