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종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한국경제학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의 공동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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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비자물가는 △1월 3.6% △2월 3.7% △ 3월 4.1%로 꾸준히 오르며 3월에는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어 교수는 “올 1분기 인플레이션은 3.73%이며 추세 인플레이션은 3.44%로 추정된다”며 “추세 인플레이션은 한은과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가 제시한 올해 한국의 인플레이션 예상치인 3.1~3.2%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2% 초과분은 대부분 추세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주로 교통, 음식·숙박 부문의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물가 상승은 유기적으로 이뤄진다. 어 교수는 “석유류와 국제곡물 가격 상승은 교통과 음식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은 경제 전체로 전이돼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게 된다”며 “기대인플레이션 물가 상승이 실제 물가 상승에 반영되면 임금이 오르게 돼 물가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1년 이후의 급격한 물가 상승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기준인 개인소비지출지수(PCE) 인플레이션은 올해 2월 전년 동기 대비 6.4%. 근원 인플레이션은 5.4%를 기록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경우 8.5%, 근원CPI는 6.5%로 나타났다.
어 교수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적절한 거시경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선 일시적인 변화보다는 지속적인 변화에 대한 대응이 더 중요하다”며 “거시경제정책은 정책의 시행 시점과 효과가 발생하는 시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화 정책의 경우 실제 효과가 발생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그는 “특히, 총지수인플레이션보다 추세 인플레이션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하면서 정책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세 인플레이션은 장기 이자율 예측, 자산 배분, 임금 계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어 “추세 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의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안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의 물가 상승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개별 부문에 대한 물가 정책과 함께 적극적인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어 교수는 “물가 상승 전이 경로를 차단하지 않으면 지속해서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며 “개별 부문의 물가 상승이 다른 부문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고 민간 기대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하는 게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농산물의 경우 대외 변수에 의해 결정되므로 국내 정책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유류세 인하와 상품 관세 인하 등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지수 물가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함께 미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팅 이후 인터뷰를 통해 정책 방향과 경제 상황에 대해 민간과 소통을 하는 것처럼 정책에 대한 대중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