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데이터베이스(DB)에 무단 접속해 데이터를 추출(크롤링)하는 가하면, 경쟁사 뉴스에 비방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 O2O 시장을 키우기 위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대기업들도 하지 않는 불미스런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두 사건 모두 경찰 수사가 끝났거나 경찰 수사 중이어서 법적 공방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숙박 관련 DB에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서버 크롤링으로 접근 시도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그결과 (DB크롤링을 한 곳은) 여기어때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지난 9월 여기어때를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면서 “여기어때가 받는 혐의는 당사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시도, 저작권 침해, 업무방해 등 세가지다. 올바른 업계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이 건을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여기어때 측은 크롤링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무혐의라고 반박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사업초기부터 산업내 동향 파악을 위해 경쟁서비스의 제휴 숙소 수를 홈페이지 및 앱을 통해 육안으로 파악하다 신입 개발자가 동료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프로그램을 짜서 업무용 PC 1대로 숫자를 자동으로 헤아린 것뿐”이라며 “신입 개발자의 코딩 몇 줄이 야놀자에 불편을 끼쳤다면 사과를 하고 법을 지키지 않았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숫자를 세는 프로그램이 범죄 수단이 될 수 있는지 의아하다”면서 “사실로 확정되지 않은 혐의 내용이 일방적으로 공개돼 마치 범죄를 실제 저지른 것으로 오인돼 당혹스럽다”고 부연했다.
◇야놀자 임원 “여기어때 뉴스에 비방 댓글 달아”…경찰 수사 중
야놀자 전현직 임직원이 얽힌 비방댓글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이 지난 5월 비방 댓글을 이유로 야놀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야놀자의 전·현직 임원과 댓글 등을 달게 한 바이럴 대행사 임직원에 대해 조사한 것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야놀자 임직원들이 10여개의 ID를 활용해 여기어때 뉴스에 수십 개의 비방 댓글을 달고 전문 바이럴 대행사까지 섭외해 1년여간 작업한 것은 조직적인 음해가 아니겠냐”면서 “지난해 7월 2차 투자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투자유치 방해 목적의 찌라시 제작과 유포 역시 의심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야놀자 관계자는 “임원이 경찰 조사를 받은 건 사실이나 개인적인 행동이었을 뿐 회사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봉석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은 “야놀자를 압수수색하고 임원 등을 조사한 게 맞다”면서도 “조사가 종결된 게 아니고 진행 중인 상황이라 회사의 조직적 행위인지, 개인 일탈인지 판단이 어렵다. 최대한 빨리 사건을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김봉진 한국스타트업포럼 의장 건의로 양사 CEO가 만나 싸우지 않고 크롤링 이슈와 비방 댓글 문제 등을 원만하게 풀어가기로 한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진흙탕 싸움이 되니 의아하고 가슴 아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