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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부터 채우자"…미국기업 장기債 발행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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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15.06.02 15:31:07

투기등급 페트로브라스, 100년만기 채권에 5배 넘는 자금 몰려
美 기업, 올해 사상 최대 장기채 발행 기록할 듯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추이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경기회복 신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다급해졌다.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자 장기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기업들의 장기 회사채 발행은 초저금리에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찾아가려는 투자 수요와 맞물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투기등급의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는 100년만기 회사채(달러화 표시)를 발행에 성공했다.

미국 기업들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장기채 발행 신화를 쓸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들어 5개월간 미국 기업들은 30년만기 이상의 장기 채권을 850억달러(약 94조8900억원) 발행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878억달러가 발행돼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스타벅스는 이날 처음으로 30년만기 채권을 3억5000만달러 발행했다.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터와 석유회사 마라톤 오일도 각각 30년만기 채권을 3억달러, 5억달러 팔았다. 지난달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은 처음으로 40년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통상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일수록 장기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흔했다. 장기 채권은 위험부담이 높아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의 채권은 투자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채권 시장은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장기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신용등급이 정크 수준으로 내려간 페트로브라스는 100년만기 회사채를 25억달러 가량 발행했다. 여기에 몰린 투자 자금은 130억달러로 발행 규모 대비 5배를 넘어선다. 이는 초저금리가 빚어낸 또 다른 현상이다. 기업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전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장기 채권을 발행하는 반면 투자자들은 약간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장기 채권을 찾아다니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가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높인다. 팩트셋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의 100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8.45%로 2100년 만기(잔존만기 95년) 멕시코 국채 금리 5.52%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면서 채권금리도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회사채를 싸게 발행할 수 있는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단 방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30년 만기 장기 채권 금리는 회사채 평균치보다 1.2%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1월말까지만 해도 이 차이는 0.83%포인트였으나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그 차이가 벌어졌다.

기업 재무담당자들은 이 시기를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전에 더 저렴하게 장기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기업들은 이렇게 조달된 자금을 바탕으로 부채를 상환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재무 개선 및 주주들에 대한 이익 반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 붐이 일고 있는 인수합병(M&A)이나 자본 투자를 위한 자금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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