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우리은행 매각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은행 매각에 관심이 없는 데다 정부도 입찰을 앞두고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연내 18%의 소수지분만 팔고 경영권행사가 가능한 30%의 지분매각에 대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여 사실상 우리은행 매각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금융(IB)대표는 19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 안방보험의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는 구 버전”이라며 “중국 안방보험은 일찌감치 태핑(사전 시장조사) 과정에서 인수전 참여를 접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30% 지분 인수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은 그 정도 가격과 인수 조건이라면 차라리 중국 내 있는 은행을 인수해 운영하는 것이 앞으로 중국진출에도 도움이 되고 수익성에서도 낫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우리은행 매각을 두고 한국 정부의 자격제한 등 높은 장벽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외국계 투자자들은 자유로운 투자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간섭을 배제하고 유연한 감독체제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이번 우리은행 매각에서도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금융당국은 중국 등 해외자본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국부 유출 논란은 물론 여신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 정보가 해외로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더욱이 국내에서도 교보생명에 대해 인수 후보로 탐탁지 않게 여기는 상황에서 중국 안방보험을 후보군에 넣는 것이 금융당국으로서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교보생명이 앞으로 매각 진행과정을 보며 경영협의회를 통해 인수전 참여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정부의 매각 의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권 고위 관계자는 “이달 28일로 예정된 예비입찰에 교보생명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뚜렷한 입찰참여자가 보이질 않는다”며 “문제는 교보생명이나 외국계 투자자, 사모투자펀드(PEF) 등이 입찰에 참여한다더라도 금융당국이 대주주적격성을 이유로 인수 후보군에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도 금융당국이 연내 소수지분만 팔고 나머지 30% 지분 매각은 해를 넘겨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우리은행 소수지분 매각을 위해 금융당국이 국민연금 등에 참여요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의지를 지니고 우리은행을 팔지 않는 이상 해를 넘기더라도 매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민영화 1단계인 경남·광주은행 매각과 2단계인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기조가 강하다”며 “굳이 무리하면서 우리은행 매각을 강행할 필요가 있느냐. 후임 금융위원장이 해결할 것이라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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