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며,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섬유, 첨단소재, 중공업, 화학, 무역, 금융정보화기기 등 효성의 전 사업부문에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일본 와세다 공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공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금은 IT가 미래 유망업종이지만 조 명예회장이 공부할 당시 ‘부잣집 아들’이 공학을 배우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송재달 전 동양나이론 부회장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기술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대단히 강했으며, 영위하고 있는 사업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조 명예회장은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이탈리아 포를리라는 곳으로 갔는데, 이 지역은 동양나이론의 기술자들이 나일론 생산기술을 익히기 위해 연수를 받고 있던 곳이었다. 조 명예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직접 기술연수를 신혼여행을 이 지역으로 갈 정도로 기술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조 명예회장은 기술 중시 경영을 펼치며, ‘경제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이는 효성그룹의 핵심 DNA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전의 토대가 됐다.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신소재·신합섬·석유화학·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이는 향후 효성그룹이 독자기술 기반으로 글로벌 소재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조 명예회장은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 1975년 효성중공업 설립을 주도하며 고(故) 조홍제 창업주 회장 때부터 줄곧 강조해온 ‘산업입국’의 경영철학을 실현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석래 명예회장이 축적기술이 없던 상태에서 ‘독자 개발’을 결정하고 연구개발을 직접 지시한 것이다. 효성은 1990년대 초 당시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타이어코드와 함께 오늘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효성그룹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이후에도 소재산업에 대한 꿈을 이어가며 2011년에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탄소섬유 역시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해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