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원 자체부터 감독시스템을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고,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려고 한다. ”(김동성 금융감독원 전략감독 부원장보)
미래 디지털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선 금융 감독 당국의 기능부터 선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감독 당국의 더딘 규제 장치가 금융산업 전체의 발전과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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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머튼 노벨경제학상수상자이자 MIT 석좌교수는 “핀테크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을 와해하고 금융서비스를 혁신하고 있다”면서 “특히 접근성이 결여된 사람들에게 이 같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며 치켜세웠다.
빅테크와 핀테크의 영향력은 앞으로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중호 맥킨지 코리아 파트너는 “핀테크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훨씬 저렴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됐다”면서 “2020년 이후 등장한 빅테크와 테크핀 등 새로운 사업자들이 전통금융사들의 서비스를 빼앗아올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빨라진 디지털 환경에서 지체된 규제 당국의 감독 기능은 미래 생태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디지털 흐름이 빨라지면서) 주무부서 어디에서 영역을 관활할 것인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장에선 그런 부분을 답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공필 온더 디지털금융연구소장은 가상자산에 빗대 “가상자산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지만, 레거시 관점에서 보면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초연결 환경에서 가치를 전달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측면을 고려한다면 (감독당국이) 옛날식으로 옥죄려는 것은 가로막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감독 당국도 디지털역량 강화가 느리다는 것에 동의했다.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변화 감독 속도가 태생적으로 느리지만 어떻게든 빨리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 감독기구 직원의 40%는 코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디지털 시대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며 “싱가포르 개발은행 같은 경우 세계적으로 디지털로 진전된 은행으로 꼽힌다”고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또 “로드맵을 만들어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감독 시스템 자체를 데이터 중심으로 할 뿐만 아니라, 그간 서류를 오프라인으로 받았는데 각종 정보나 접근 채널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원 자체도 내부 업무를 디지털화하려고 한다. 그래야 감독하는 회사들을 체크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