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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27일 병영문화 혁신 정책의 일환으로 검토한 병 외박지역 제한 폐지를 발표하면서 ‘지역맞춤형’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군사대비태세와 장병 기본권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지역 부대장과 지자체 및 주민대표와 협의를 통해 각 부대가 알아서 기준을 설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사시 조기복귀를 위한 대중교통수단 여건 보장, 평일 간부 및 병 영외 중식 활성화 등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등을 병행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방부 발표 내용에 따르면 외박지역 제한 폐지 관련 설정권자는 장성급 지휘관이다. 대략 부대에서 차량으로 2시간 가량 떨어진 지역까지 외박 가능 지역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지만, 부대별 여건을 고려해 조정이 가능토록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역마다 사정이 달라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부대별로 융통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규정에도 현장부대 지휘관 재량으로 결정
하지만 이는 현지 지휘관들이 알아서 결정토록 하겠다는 것이어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외출·외박 구역 제도와 별반 다를게 없는 수준이다. 현재 규정은 ‘외출 및 외박구역은 그 부대의 임무와 상황에 따라 지역적 또는 시간적 제한을 동시에 고려해 장성급 지휘관이 정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각 부대들의 외출·외박 가능구역은 천차만별이다. 강원도에 위치한 육군 2사단의 경우 외출·외박구역은 인제와 양구군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2시간 이내에 들어올 수 있는 곳까지로 설정했다. 그러나 12사단은 인제 지역 2시간 이내로, 21사단은 양구 지역 1시간 이내로 정하고 있다. 3사단의 경우 제한 지역은 철원일대 2시간 이내지만, 인접 부대인 6사단은 철원 및 포천 일대까지 지역을 설정하면서 제한 시간은 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현장 부대 지휘관은 지자체와 현지 주민, 해당 지역 국회의원 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하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부대 지휘관은 지역 주민들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사실상 현장 부대 지휘관에게 논란의 책임을 떠넘긴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軍 적폐청산위 권고 무조건적 수용이 원인
병사들의 외박 가능 구역 폐지 논란은 지난 2월 군 적폐청산위원회가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군인들의 외출·외박구역 제한 제도 폐지 권고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강원도와 경기도 접경지역 시장·군수 협의회는 폐지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그간 각종 군사시설물 규제에 따른 지역개발 제한과 재산권 침해, 빈번한 훈련 등으로 희생을 감수하며 살아왔는데, 지역 주민들과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외박 가능 구역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가장 크게 반발한 부분은 지역 주둔 부대 장병들이 외출·외박을 인근 대도시까지 갈 수 있도록 할 경우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차관까지 나서 군사대비태세 유지, 장병기본권 보장, 지역과의 상생 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 지자체 및 주민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연내에 ‘지역맞춤형’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결국 국방부가 내놓은 지역 맞춤형이라는 개선안은 기존 규정에서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 군 적폐청산위원회의 권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데 따른 문제로 풀이된다.
지역맞춤형 개선안이 기존 규정과 달라진게 없고 현장부대 지휘관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지적에 대해 국방부는 “기존에는 사단 책임지역 내를 기준으로 외박 가능 구역을 설정했는데, 이번 개선안은 기본적으로 구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라면서 “현장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떠넘긴게 아니라, 그간 협의를 진행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기준을 제시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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