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스포츠를 통한 남북화해 분위기 제고에 도움이 되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통일부 당국자) “남북화해 협력의 사절이 아닌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에 불과하다.”(국방부 장병 정신교육 자료)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을 놓고 정부 부처간 입장차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손광호 북한올림픽위원회(NOC) 부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공식 확인했지만 아직도 응원단 파견 문제가 남남갈등으로 국내 여론을 흔드는 것은 물론,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다.
통일부와 국방부가 북한 응원단 문제를 놓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일견 이해가 간다. 통일부는 정부의 통일정책 주무부처로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최일선에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이 있다. 이산가족상봉 문제와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선언’에서 밝힌 인도적 지원 문제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국방부는 국가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북한을 ‘주적(主敵)’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응원단 파견을 외부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 “각 부처마다 임무가 전혀 다르다. 통일부는 남북통일을 기본으로 하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 국방부”라고 말한 김민석 대변인의 4일 정례브리핑이 이런 시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7월7일 ‘공화국 성명’ 이후 지금까지 이 문제가 남북현안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꼬리가 개를 흔드는(wag the dog)’ 형국이 남북관계에서 재현되고 있다. 국내 언론과 여론이 ‘미녀 응원단’에 꽂힌 나머지 본질에서 벗어난 채 진영논리만 횡행하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9월19일)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 응원단이 파견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가 “북한이 자발적으로 결정해 참가한다면 환영한다”고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먼저 요구할 계획은 없다”는 단서가 달려있어 북한이 불참 의사를 번복하고 파견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끝까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응원단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파견된다면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 응원단이 인천 아시안게임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남북간 화해분위기를 조성하고 관계전환의 지렛대로 삼기에는 쉽지 않을 듯하다. 북한 응원단이 국내 여론의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정부부처 내의 엇박자를 확대한다면 차라리 오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아직 그만큼 남북관계는 성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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