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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 부담" 선처 호소에도…아내 인공호흡기 뗀 남편, 징역 5년

황효원 기자I 2021.04.07 16:23:38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병원 중환자실에 혼수상태로 입원해 있던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 숨지게 한 남편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7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중국교포 이모(60)씨와 검찰이 낸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 제정 과정과 그 취지를 예로 들며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한 법적 절차가 없을 때와 이 사건 범행을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회복이 어려운 질병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은 것도 아니고 무슨 이유로 쓰러져 연명치료에 이르게 됐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었으므로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지 않고 피해자를 살해한 범행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지난 2019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아내의 기도에 삽관된 벤틸레이터(인공호흡장치)를 일부러 완전히 뽑아 제거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이씨 측은 아내의 소생 가능성이 없었던 점과 아내가 생전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밝힌 점, 하루에 20만~3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 등으로 인해 범행했다고 인정하며 집행유예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은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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