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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전날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찾았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구본무 회장이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조성한 국내 최대 민간 연구산업단지다. R&D(연구개발)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구본무 회장의 마지막 공식 일정도 지난해 9월 5일 LG사이언스파크 마무리 건설 현장 시찰 행사였다. 선친이 생전 마지막 행사를 한 곳에서 구 회장이 공식 경영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전략적 오픈 이노베이션 적극 추진”
마곡 사이언스파크는 LG 후계자로서 ‘정통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R&D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영 메시지를 발표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다. 아울러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모여있어 그룹 전체의 분위기를 다잡는 효과도 있다.
구 회장은 이날 “LG사이언스파크에 선대 회장께서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셨듯 저 또한 우선 순위를 높게 두고 챙길 것”이라며 “LG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중요성이 계속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 회장의 현장 방문은 지난 6월 회장 취임 2개월여만의 첫 공개 행보다. 구 회장은 경영 구상을 이유로 분기마다 총수가 주재하는 임원 세미나도 취소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본무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상무에서 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만큼 연말까지는 그룹 사정을 파악하고 대외 활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예상이었다.
2개월 만에 침묵을 깬 구 회장은 이날 LG의 성장사업과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LG전자의 ‘레이저 헤드램프’ 등 전장부품과 LG디스플레이의 ‘투명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들을 살펴봤다.
권영수 ㈜LG 부회장을 비롯해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박일평 LG전자 사장, 유진녕 LG화학 사장, 강인병 LG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기술책임자(CTO)들이 함께했다. 올해 신설된 벤처투자회사 LG테크놀로지 벤처스의 김동수 대표도 동행했다.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명 집결
구 회장은 이들에게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연구개발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구 회장은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적극 추진과 국내는 물론 북미·일본 지역의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스타트업 발굴을 강조했다.
LG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는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설립해 자율주행 부품, 인공지능,로봇 분야 스타트업 발굴 및 신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 일본 지역은 LG사이언스파크가 도쿄에 ‘일본 신사업개발담당’을 두고 소재·부품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현지 강소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총 4조원을 투자해 지난 4월 오픈한 사이언스파크에는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LG화학(051910), LG하우시스(108670), LG생활건강(051900), LG유플러스(032640), LG CNS 등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명이 집결해있다. LG는 2020년까지 연구인력을 2만 2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