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으나, 향후 경제 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전망에 따른 부담감 등을 반영하며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더 약세를 보이며 금리가 크게 올랐다.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장기물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르는 ‘베어 스티프닝’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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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고시 금리 기준 전거래일대비 1.2bp 상승한 2.553%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1p 오른 2.665%로 장을 마쳤다.
이날 국고채 시장에서는 장기물 약세가 두드러졌다. 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3.2bp 상승한 2.655%에. 10년물은 4.5bp 오른 2.721%에 각각 마감했다. 20년물은 8.6bp 급등한 2.648%, 30년물은 8.4bp 뛰며 2.573%로 장을 마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의 속도나 폭은 예상보다 늦거나 작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도 추경에 관한 부담에는 시장이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기존 발행물량에 추경 부담이 더해지면서 장기물에 대해서 불안감을 갖게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확률론적으로 사고하는 시장의 관점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시 이르면 내년 5~7월 사이 대선이 진행될 수 있고 이 경우 여야 공히 확장 재정에 대한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단기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겠으나 장기금리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채 선물도 약세를 보인 와중에 장기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7틱 내린 106.71에 마감했다. 10년 국채선물은 38틱 하락한 118.87을 기록했다. 30년 국채선물은 2.32포인트 떨어진 149.62로 장을 마쳤으며, 33계약 체결됐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 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오르면 선물가격이 강세라는 의미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과 투신이 국채선물 장단기물을 모두 순매도했다. 3년물 국채선물에선 외국인이 5484계약, 투신이 1163계약을 각각 순매도했고, 10년 국채선물에서는 외국인이 1355계약, 투신이 660계약 매도 우위였다. 금융투자업계는 10년 국채선물은 1411억 계약을, 3년물은 4949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미결제약정 추이를 살펴보면 3년 국채선물 미결제약정은 전거래일 18만 6491계약에서 5만 7400계약으로, 10년 국채선물은 9만 7918계약에서 2만 875계약으로 각각 감소했다. 30년 국채선물은 768계약에서 718계약으로 줄었다.
미결제약정은 결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선물·옵션 계약을 말한다. 신규주문과 롤오버 등이 발생하면 증가하며, 반대매매와 만기일 도래와 같은 이유로 감소한다. 이에 시장 내 투자자들의 참여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6bp 오른 3.38%, 기업어음(CP) 91일물은 3bp 상승한 3.46%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