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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의 변호인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속된 조 회장은 이날 공판에 황토색 수의 차림으로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특히 조 회장 측은 PPT 자료를 토대로 수시간에 걸쳐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조 회장 측은 페라리488·포르쉐 타이칸·포르쉐 911 타르가·테슬라 모델X 등 고가 외제차 5대를 회사 명의로 사거나 빌려 사적으로 쓴 혐의에 대해 “회사 소유 테스트 차를 일부 사적으로 쓴 사실을 인정하지만 해당 액수 전체를 배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프리미엄 자동차·전기차 타이어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다는 경영 철학에 따라 개발·마케팅 용도로 이 차량을 주로 사용했다는 해명이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2년 동안 조 회장의 주거지에 다른 차량은 100∼200회 출입했지만 페러라488은 19회 출입에 불과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조 회장이 부당 지원해 사익을 편취했다는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인수 과정도 공개하며 혐의를 반박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를 2011년 인수해 계열에 편입하면서 조 회장이 회사의 지분 29.9%를 챙겼고,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금형을 비싼 가격에 납품받아 약 131억원을 부당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변호인은 MKT 인수 결정이 한국타이어가 원천기술 유출과 갑작스러운 거래 거절을 막고자 하는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년 이상 거래한 가격을 2018년에 인하했다고 해서 이전 가격을 높은 수준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조 회장 측은 담보 없이 MKT 자금 50억원을 빌려준 혐의에는 “손해가 없을 것이라 봤고, 실제로 이자와 함께 변제돼 배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자신이나 가족, 지인의 회사 법인카드 사적 사용은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검찰이 기소한 횡령죄가 아닌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 주거지 이사나 가구 구입 비용을 회삿돈으로 결제한 것에 대해서는 “수사를 받으며 뒤늦게 알게 됐고 모두 변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