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10일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2년여 만에 해양·구조조정본부를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수은은 앞서 지난 2016년 11월 경협총괄본부와 경협사업본부를 경제협력본부로 통합하면서 구조조정 현안 처리를 위해 기업개선단을 구조조정본부로 격상시켜 기존 해양금융본부와 통합했었다. 이번에 해양·구조조정본부까지 축소키로 하면서 종전 9개 본부는 7개 본부로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본부장급도 7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 막판 구원투수로 나섰던 권우석 해양·구조조정본부 본부장은 경영기획본부 본부장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은 이번 조직슬림화 과정에서 창원·구미·여수·원주 등 4개 지점·출장소도 줄였다. 이에 따라 수은은 지난 2016년 10월 내놓은 23개 혁신안 이행 과제를 마무리 지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건설·플랜트, 조선 등 중후장대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수은의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수립한 자구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는 차원”이라며 “구조조정 기능을 축소하는 반면 조선·해양플랜드 지원산업은 강화된다”고 전했다.
부산 해양금융센터에 위치한 해양기업금융은 ‘해양금융단’으로 개편해 해당기업들이 어려움 없이 충분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창원·구미·여수·원주 지역 고객업무는 인근지점으로 이관해 금융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한편 주 1회 방문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해 고객기업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시중은행 영업망을 활용해 금융을 제공하는 ‘해외온렌딩’ 업무도 확대한다. 해외온렌딩은 중소기업의 수출입, 해외진출 등에 필요한 자금을 수은이 국내 중개금융기관 지점을 통해 공급하는 간접금융이다.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10개 은행 지점에서 취급하고 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혁신안 이행을 통해 수은은 재무안정성과 경영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비록 조직은 축소되더라도 수출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양질의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은은 그동안 리스크관리 강화와 경영관리 혁신을 통해 2016년 1조500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700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도 작년수준 이상의 흑자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산업은행도 늦어도 다음주 초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산은 역시 구조조정부문을 다시 본부로 축소하는 한편, 지난해 신설된 ‘혁신성장금융본부’를 부문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산업은행은 현재 9부문 7본부 7지역본부 54부(실)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