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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박 맨손으로 풀었던 밀양소방서 다목적칼 지급

노희준 기자I 2018.03.08 15:29:53

지난 6일 10개 다목적칼 구입, 구조대원별로 지급
경남소방본부도 내주 18개 소방서 수요조사 구매

다목절칼 (사진제공=소방청)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때 구조 지연을 일으킨 환자 결박을 맨손으로 풀어야 했던 밀양소방서 구조대원들에게 다목적칼이 대원별로 지급됐다.

밀양소방서의 상급 기관인 경남 소방본부에서도 상반기 중으로 도내 소방서에 지급할 다목적칼 구매에 나선다.

8일 경남 밀양소방서 관계자는 “지난 6일 자체 예산으로 10개의 다목적칼을 구매해 구조대원들에게 1개씩 지급했다”고 말했다.

밀양소방서 119구조대에는 총 16명의 구조·구급대원이 있다. 이 중 환자 응급처지와 이송을 우선으로 하는 구급대원 6명을 제외한 10명이 구조대원이다.

다목적칼은 칼과 가위 등이 결합된 구조장비다. 주로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수난구조나 교통사고 때 끈이나 안전벨트에 묶인 사람을 구조할 때 쓰인다.

밀양소방서가 다목적칼 구입에 나선 것은 신속한 구조를 위해서다. 세종병원 화재 당시 환자 결박은 허용 논란뿐 아니라 해제 문제도 제기됐다.

환자 결박은 환자들을 자해에서 보호하기 위해 신체보호대(억제대)를 통해 침상에 신체 일부를 묶는 것을 말한다.

당시 구조대원들은 환자 결박을 푸는 데 30초에서 1분이 걸려 구조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특히 환자결박을 해제하는 데 다른 도구 없이 맨손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장성 요양병원 화재 현장에서 결박 환자를 해제하는 데 ‘가위’를 사용한 것과 다른 구조방식이었다.

화재로 인한 짙은 연기와 화염 등으로 구조 여건이 어렵고 상황이 급박하기도 했지만 다목적칼과 같은 쓸 만한 도구가 없었던 것도 한 원인이었다.

다목적칼은 만능도끼처럼 대원들에게 반드시 지급돼야 하는 필수장비가 아닌 상황에서 구급차와 구조대에 1개씩밖에 없었다.

밀양 소방서 관계자는 “향후 결박 등을 해제할 때 보다 효율적인 구조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경남 소방본부에서도 다음주부터 도내 18개 소방서를 대상으로 다목적칼의 수요조사를 벌여 구매에 나선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경이면 올해 구조장비 구입 예산의 잔액이 확인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르면 상반기 내 수요에 따라 다목적칼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26일 오전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불이나 소방대원이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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