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진화하는 아파트 '서비스면적'…지하창고도 덤으로

정수영 기자I 2014.11.20 17:57:50

특화 설계로 서비스면적 확보.. 좁은 평수에도 공간 넓어져
아파트 내부 틈새 활용에서 외부로 확대
''청약 흥행 보증수표''로 떠올라

△롯데건설이 ‘당산역 롯대캐슬 프레스티지’ 아파트에 제공하는 지하 개별창고.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얼마 전 서울에서 공급된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부 김영아(39)씨. 평소 꼼꼼하기로 소문난 그는 직접 현장까지 둘러보고 주변 시세까지 살피는 등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김씨가 둘러본 아파트 단지들은 환경이나 조건이 모두 비슷해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망설이던 김씨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바로 분양받은 아파트의 서비스면적이다. 그는 “교통이나 교육, 생활편의시설까지 모든 환경이 비슷해 고민하다가 서비스면적이 더 넓은 곳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깐깐해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덤’을 얹어주는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즉 서비스면적을 확대하는 것으로, 최근엔 이를 위해 3면 발코니 등 설계방식까지 새로 개발되고 있다. 서비스면적 대상도 아파트 내부 틈새공간 활용을 넘어 외부공간까지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 면적, 아파트 내부→외부로 확대

대표적인 게 개별창고다. 아파트 안에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 주차공간 한 켠에 창고를 만들어 각 세대가 개별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분양하는 ‘당산역 롯데캐슬 프레스티지’는 지하에 각 세대별 전용창고를 제공하고 있다. 전용창고는 지하주차장과 연결되기 때문에 차에서 바로 레저용품 등을 꺼내 보관할 수 있다. 또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하주차장까지 계절용품 등을 옮기기도 편하다.

동원개발이 최근 내놓은 아파트들도 이러한 개별창고 공간 설치해 수요자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초 부산 수영구에서 최고 청약경쟁률 147대 1을 기록한 ‘센텀 비스타 동원 2차’ 아파트는 약 3㎡ 크기의 다목적 계절창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 나온 ‘고양 삼송 동일스위트 1차’의 경우 전용 66㎡형 현관에 대형창고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한 대형건설사 설계 담당 팀장은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내부 설계 방향을 공간 활용도와 생활편의성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밎추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져 그렇지 않은 아파트는 외면받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면적 확보 위해 설계도 진화

서비스면적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아예 아파트 설계를 달리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GS건설이 최근 새 분양아파트에 많이 선보이는 3면 발코니 설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3면 발코니는 아파트 개별 동 끝쪽에 설계가 가능해 측면에 발코니를 더 만들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측면에 추가면적 확보가 가능한 것이다. 공간은 늘어나지만 확장 비용은 크지 않아 중소형 주택형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GS건설이 내놓은 ‘위례 자이’는 전용 101㎡형에서 3면 발코니 설계를 적용했다. 그 결과 2면 발코니 설계가 적용된 주택형에 비해 청약경쟁률이 훨씬 높았다. 3면 발코니 설계를 적용한 전용 101㎡B 타입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247.8대 1이었다. 반면 적용이 안된 101A㎡ 타입은 16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이 최근 분양한 ‘광명역 파크자이’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 59㎡A 타입도 3면 발코니가 적용된 평면이다. 서비스면적 만큼 공간이 넓어져 소형인데도 방이 3개로 이뤄져 인기를 끌었다. 지난 6월 반도건설이 평택 소사벌지구에서 선보인 ‘평택 소사벌지구 반도유보라’도 3면 발코니 설계 적용이 안된 84㎡A형은 1.27대 1의 경쟁률에 그쳤지만, 이를 적용한 84㎡B의 청약 경쟁률은 3.61대 1로 약 3배 차이가 났다.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계룡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지난달 세종시에 공급한 ‘세종시 2-2생활권 P3 메이저시티’도 3면 발코니 평면을 선보였다. 이 때문에 전용 59㎡형에도 침실 3개에 복도식 알파룸을 제공할 수 있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3면의 발코니를 확장하면 기존 2면 발코니를 확장했을 때보다 서비스면적이 3.52~7.02㎡ 정도 늘어난다”며 “소비자들이 3면 발코니로 확장한 평면을 선호하는 것도 실공간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면 발코니 설계가 적용된 세종시 2-2생활권 P3 ‘메이저시티’ 아파트 84㎡B-1형 평면도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