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기에 차익 실현 자금이 서울 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다시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서울 핵심지 급매물이 일부 출회되자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자산가들이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20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5004억원이었다. 당시 정부가 10·15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대금은 총 2조 8000억원에 달했다. 코스피 상승기 차익 실현 자금이 서울 아파트 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된 셈이다.
올해 1월 5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2월 6000선을 넘어선 뒤 미·이란 전쟁 여파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인공지능(AI)·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4월 장중 다시 6000선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증시 급등 과정에서 차익을 실현한 자금 일부가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 변화 가능성이 현금 자산가 중심 시장 재편을 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을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잇따라 제한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면서 시장에서는 세 부담 확대 전 매물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서울 핵심지 급매물을 받아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1월부터 5월 9일까지 서울에서 이뤄진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총 142건에 달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용산구 등 초고가 시장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이런 탓에 최근 서울 핵심지 시장은 사실상 ‘현금 동원력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식 차익 실현 등 금융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수요자들에게 유리한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서울 핵심지 시장은 금융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증시 차익 실현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수요층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강세와 부동산 규제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이 같은 머니무브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이런 흐름이 자산시장 내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식 상승장에서 소외된 계층은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부동산 시장 진입 역시 더 어려워지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유동성”이라며 “주식 차익 실현 자금이 주택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투기라기보다 여유 자금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자산 재배분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식을 처분해 아파트 매입 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윤종오 의원은 “부동산 투자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세제를 정상화하고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부추기는 구조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