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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10일(현지시간) 헝가리 M1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돈을 건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외부 도움 없이) 자립할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지 않으면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내가 대통령이라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오르반 총리 전언대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끊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포기하고 휴전 협상에 나서도록 강제할 것이란 게 미국 안팎 해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편성한 우크라이니 지원 예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공화당 강경파에 막혀 미 하원에 계류 중이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주 미국을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반이민 정책, 친러시아 외교 등 정책적 유사점 때문에 ‘헝가리의 트럼프’라고도 불린다.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맹국 압박 정책에도 역성을 들었다. 그는 “유럽인이 러시아를 두려워하거나 튼튼한 안보를 원한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안보에 미국을 이용한다면 미국인들에게 그 값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캠프에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라도 방위비를 제대로 지출하지 않으면 집단방위(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원칙)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