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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문학상에 日 메도루마 “사회 밑바닥 소설 계속 쓰겠다”

김미경 기자I 2023.09.11 17:22:08

11일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기자회견
본상에 실천적 지시인 메도루마 슌 작가
“어르신 얘기 내 소설의 원천, 오키나와는 필연적”
특별상 시인 진은영 “역사의 빈자들 손 잡을 것”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과 특별상을 각각 수상한 일본 작가 메도루마 슌과 진은영 시인이 1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에서 50년동안 작품활동을 해온 통일문학의 대표 문인 고(故)이호철 작가의 문학활동과 통일 염원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7년 은평구가 제정한 문학상이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제 소설의 원천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부모님 등 주위 어르신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출발합니다.”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수상자인 일본의 메도루마 슌(63) 작가는 1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작가에 따르면 그의 소설 주제가 ‘오키나와 전쟁’이 된 것은 “필연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함께 살고 있는 지역의 자연이 파괴되고, 새로운 군사기지가 건설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더 이상 작가로서 영예를 뒤쫓기 위해서가 아닌, 사회의 밑바닥에서 일하고, 헐떡이고, 웃고 울고,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민중의 시점에서 사회를 응시하는 소설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일본 정치인들이 해결할 방안들이 여럿 있었는데 방류를 택한 것은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본 정부의 자세는 이상한 점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시민들이 규탄하고 막는 길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메도루마 슌은 오키나와가 처한 식민지적 차별과 미군주둔 문제, 권력 구도 등의 모순을 꾸준히 천착해온 작가로 유명하다. 1983년 등단작 ‘어군기’ 이후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온 행동주의 작가로 알려진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선정위원회에서도 이같은 점을 높이 평가해 올해 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가 불광동에서 50여년 동안 작품활동을 해온 통일문학의 거목 고(故) 이호철(1932∼2016) 작가의 문학 활동과 통일 염원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7년 제정한 문학상이다. 본상 상금은 5000만원이다.

특별상은 진은영 시인에게 돌아갔다. 공동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목소리와 다양한 삶에 귀 기울이고,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 시인만의 탁월한 사유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날 함께 참석한 진은영 작가는 “이번 수상은 매우 특별한 문학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초대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며 “텅 빈 백지 앞에서 두려움과 환멸, 조급증이 뒤섞인 어둠을 마주하게 될 때마다 이호철 선생의 등장인물들이 울먹이고 흐느끼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소리를 따라 백지 밖으로 나갔다가 역사의 빈자들의 손을 잡고 다시 백지 안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은 12일 오전 10시 은평구 진관사한문화체험관에서 열리며, 같은 날 오후 2시 ‘본상 수상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이어진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두 작가가 문학작품을 통해 분쟁, 폭력, 전쟁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헌신한 것에 감사하다”며 “평화와 화합의 가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호철통이로문학상에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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