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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 시장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H공사 본사를 직접 찾아 SH공사의 올해 주요 사업계획 등에 대한 업무 보고와 연계해 분양원가 공개를 보고받았다. 오 시장은 “주택시장 안정화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가장 첫 번째로 SH공사를 찾았다”며 “값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 공급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구상 중인 주택공급 방안 중 하나는 SH공사가 준비 중인 ‘반값 아파트’다. 반값 아파트는 SH공사 등 시행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하는 주택이다. 토지부임대주택과 유사한 방식이다. SH공사는 이를 위한 단계의 일환으로 SH공사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진행 중이다.
SH공사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금 1단지의 3.3㎡당 분양가는 1604만원이었으나 분양원가는 1076만원이었다. 오금 2단지의 경우 3.3㎡당 분양가 1681만원, 분양원가는 1074만원으로 차이가 있었다. SH가 오금 1단지와 2단지에서 남긴 분양 수익은 각각 312억100만원, 529억8200만원이었으며, 수익률로 따지면 각각 32.9%, 36.1%로 30%가 넘었다.
SH가 2018년 5월과 9월에 분양한 항동 2단지와 항동 3단지의 분양 원가도 이날 공개됐다. 항동 2단지의 3.3㎡당 분양가는 1252만원이었으나 분양원가는 1046만원이었다. 항동 3단지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1265만원이었으나 분양원가는 975만원이었다. SH가 이 두 단지에서 거둔 분양수익은 총 237억9900만원, 624억7700만원으로 수익률은 각각 16.5%, 23.0%였다.
김 사장은 “건물만 분양하는 3억~5억원대 ‘반값 아파트’는 이같은 원가 구조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울의료원·성동구치소 등 반값아파트 유력후보지..시장 호응은 ‘글세’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중 서울 핵심 지역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한 부지 선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값 아파트 공급 지역으론 서울시가 보유한 토지인 △옛 서울의료원 부지 △강서구 마곡지구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부지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 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격의 70~80%를 차지하는 토지비용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건물만 분양한다면 서울 강남과 송파 등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3억원 안팎에 공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성 분석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 겸임교수는 “아파트 원가에서 토지 가격이 제외되기 때문에 분양가를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며 “초기 자금이 부족한 청년이나 신혼부부 세대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주민 반발을 억누르고 시장 호응을 이끌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불안전한 소유권인데 이를 시장에서 원할지는 미지수다”며 “시 소유지에 이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주변 주민들의 의견도 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