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주로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Pexa-Vec)과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 자체를 표적으로 하지 않고 인체의 면역체계에 작용해 암세포의 공격 성질을 활성화해 항암효과를 노리는 치료제다.
신라젠은 우선 신장암을 적응증(치료대상)으로 미국 바이오회사 리제네론(Regeneron)의 면역항암제 ‘리브타요’와 펙사벡의 병용요법을 진행중이다. 리제네론은 이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REGN-COV2’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회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치료 약물을 제공한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펙사벡과 리브타요의 병용임상은 임상 1상 단계에 있다. 현재 회사측은 미국, 한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글로벌 임상으로 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회사의 대규모 주력 임상”이라며 “지금은 1b상(1상 후기단계)이지만 다음달에는 2a상(2상 전기단계)로 진입한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또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중국의 파트너사 리스팜(Lee’s Pharma)의 면역항암제(PD-L1 저해제)와 펙세벡을 병영투여하는 용법을 개발 중이다. PD-L1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 면역세포인 T세포 표면에 있는 일종의 브레이크 페달인 PD-1과 결합하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된다. PD-L1 저해제는 이런 결합을 억제해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다. 신라젠 관계자는 “중국 공식 파트너사인 리스팜 주도로 진행하는 임상으로 향후 임상 결과에 대한 권리는 공동으로 갖는다”며 “연내에 환자 등록과 투여를 개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은 이외에도 2곳의 해외 유명 연구소와 손을 잡고 펙사벡의 병용요법을 연구자 임상을 통해 개발 중이다. 연구자임상은 상업화가 아닌 학술연구를 위한 임상이라 이를 기초로 허가를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향후 연구결과에 따라서는 추가 상업화 연구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다. 우선 프랑스 국립암연구소에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화이자와 머크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와 신라젠 펙사벡을 병용 투여하는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와 신라젠 펙사벡을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병용투여하는 임상 1/2상도 개발 중이다.
앞서 지난해 8월 펙사벡 임상 3상이 중단됐던 적응증은 간암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당시 임상은 또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이 아니라 2세대 표적항암제인 독일 바이엘 넥사바와의 병용투여였다. 신라젠 관계자는 “현재 임상은 지난해 중단했던 간암 대상 단독 임상과 달리 글로벌 제약사나 글로벌 기관과 함께 하고 있어 다르다”며 “최근 호주 정부의 지원과제로 진행하는 전립선암 치료제 개발 임상에도 펙사벡이 선정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