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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계획적·조직적 범행을 통해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사건으로 사안이 중하다”면서도 “김 대표가 초범인 점, 이번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3억 4000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류승진 전 싱가포르 신일그룹 대표 등과 공모해 투자자들로부터 ‘트레저 SL코인’과 ‘유니버셜코인’ 구매 대금 명목으로 약 116억원을 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류 전 대표는 돈스코이호 사기 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 대표 측 변호인은 “김 대표도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자신도 투자했다가 손해가 발생하자 이를 회수하려는 욕심에 명목상 대표를 맡게 되며 사건에 휘말렸다”며 “상당수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김 대표 역시 “코인을 구매한 모든 분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일반 투자자들도 어려웠겠지만, 저도 코인이 많아 어렵게 지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신일그룹이 지난 2018년 7월 울릉도 인근 해저에서 150조원 규모의 금괴가 실린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홍보한 뒤 ‘신일골드코인’라는 암호화폐를 구매한 투자자들에게 인양 수익금을 배당하겠다고 속인 사기 사건에서 시작된다.
당시 신일그룹은 수천명으로부터 총 89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실제 돈스코이호에 금괴가 있다는 신일그룹 측 주장은 근거가 없었고 신일그룹이 배를 인양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돈스코이호 사건 이후 신일그룹은 사명을 SL블록체인그룹으로 바꾸고 광산 개발 등을 명목으로 ‘트레저 SL코인’을 발행해 투자금을 모았지만, 이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자 다시 유니버셜그룹으로 사명을 바꾼 뒤 ‘유니버셜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만들어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법원은 ‘돈스코이호 사건’ 관계자들에게 연이어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법원은 지난 1월 김모 전 신일그룹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고, 허모 전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대표에겐 징역 4년형을 내렸다. 류 전 대표의 누나인 전 신일그룹 대표이사도 지난해 9월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다만,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류 전 대표는 해외로 출국한 뒤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