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이어 디즈니도" 돌아온 '부메랑' CEO들…역대 성적은

장영은 기자I 2022.11.24 15:42:03

위기 기업에 과거 CEO 속속 복귀…2010년 이후 22명
조직 잘 이해하는 리더에 "회사 정상궤도에 올려달라"
잡스 빼면 주가 측면선 부진…조직 후퇴시킬 가능성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일까.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과거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 회사를 이끌었던 최고경영자(CEO)를 다시 불러들이면서 ‘부메랑’ CEO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4월 스타벅스 임시 CEO에 복귀한 하워드 슐츠(왼쪽)와 지난 20일 디즈니 CEO로 재임명된 밥 아이거. (사진= AFP)


경영자문회사 스펜서 스튜어트가 미국 대기업들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속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퇴사 후 다시 복직한 부메랑 CEO는 22명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의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과 ‘디즈니 왕국의 황제’로 불렸던 밥 아이거는 올해 경영일선에 복귀한 대표적인 부메랑 CEO다. 슐츠는 올해 4월 스타벅스 임시 CEO로 취임해 후임자를 발탁했으며, 아이거는 지난 20일 디즈니 CEO에 재선임됐다.

최근 10여년간 경영일선에 복귀한 22명 중 9명은 임시 CEO로 임명됐으며, 대부분은 1년 미만의 기간만 자리를 지키다 다시 물러났다.

스펜서 스튜어트에 따르면 부메랑 CEO가 계속 대표 자리를 지킨 나머지 13개 기업의 주가를 보면 해당 CEO의 첫번째 임기에 비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첫 임기 때의 연간 주가 상승률은 평균 6%였으나, 두 번째 임기 동안에는 연평균 2%에 오르는 데 그쳤다.

WSJ은 “부메랑 CEO들은 익숙한 회사로 돌아오지만 아이거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더 어려운 경제 환경이라는 역풍을 속에 두 번째 임기를 맞는다”라며, 부메랑 CEO들이 회사에 다시 돌아왔을 때 전반적인 시장실적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펜서 스튜어트의 분석에 따르면 부메랑 CEO들의 2기에는 상품 가격, 거래 조건, 거시 경제 등 외부 요인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이 많았다. 과거의 성공에 도취돼 바뀐 환경에도 이전의 방식을 고수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메랑 CEO의 단점으로 꼽힌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1997년 CEO로 복귀한 이후 PC와 스마트폰 등 혁신 제품 개발을 이끌며 회사 재건에 성공했다. (사진= AFP)


부메랑 CEO에 대해 연구해 온 크리스 빙엄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정도를 빼면 부메랑 CEO가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며 “그들의 리더십은 (복귀한 시점에서는) 구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직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빙엄 교수는 “아이거는 지난해 회사를 떠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상황이 그렇게 많이 바뀌지는 않았다”며 “대부분의 부메랑 CEO들보다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거가 디즈니 CEO로 복귀하는 것은 약 3년 만이지만, 그는 지난해 말까지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아이거의 복귀 소식이 전해진 후 디즈니 주가는 6% 급등했다.

한편, 성공한 부메랑 CEO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는 사내 권력 다툼으로 1985년 쫓겨나듯 퇴사한 이후 12년 만인 1997년에 애플 CEO로 돌아왔다. 잡스는 당시 파산 직전까지 갔던 회사를 되살려 개인용 컴퓨터(PC) 사업을 추진하고 아이폰, 아이팟(무선 이어폰), 아이패드(태블릿 PC)를 개발하는 등 애플의 혁신과 성공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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