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거리두기' 앞두고 코로나 확진자 폭증…전문가 "방역 강화해야"

이용성 기자I 2021.07.02 17:29:39

수도권 중심 바이러스 확산세 커져
방역당국, ''새 거리두기'' 적용 두고 고심
델타 변이·여름휴가 변수 남아
전문가 "상황 엄중해"…"방역 조여야"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을 유예한 방역 당국이 확산 추이를 보고 일주일 후 적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확진자 수가 약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변이 바이러스 등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연장’ 조치보다 방역의 강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수도권에 대한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이 1주일간 연기된 가운데 지난 1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한 술집에 5인 이상 집합 금지 및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감염 확산세 폭증…낙동강 오리알 된 ‘새 거리두기’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8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7일 869명 이후 176일 만에 최대치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일 수도권 지역에만 신규 확진자수가 연일 600명대에 달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1일 “최근에는 수도권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다”며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고, 다중이용시설에서 노출을 통해 폭발적으로 유행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수도권 지자체는 지난 1일 적용하려던 새 거리두기 체계 시행을 오는 7일까지 일주일 연기했다. 방역 당국은 이번 주까지 확산 추이를 지켜본 후 논의를 거쳐 새 체계 적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거리두기 개편안은 기존 거리두기 방역 수준보다 한층 더 완화된 내용이 골자로 담겨 그간 쌓여온 사회적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로 평가됐다. 2단계 기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이 밤 10시에서 12시로 연장되고 모임 인원도 늘어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전문가 “상황 엄중…방역 강화해야”

그러나 상황이 비관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비교적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염세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연장’이 아닌 오히려 방역을 조여서 확산세를 하루빨리 막아야 할 시기라며 우려를 표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상태로는 최소한 연장을 유지하거나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이 바이러스 돌파 감염 등으로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이다. 천 교수는 “백신접종자에 마스크를 벗게하고, 모임인원에서 제외하는 등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사회적 활동이나 접촉이 늘어나고,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이라며 “앞으로 확산세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주일 후라도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진 않다”며 “또 휴가철로 넘어가는 기간이라 사람들의 활동량이 많아지는 등 변수가 많다”고 언급했다.

한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두기 자체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2일 백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사적 모임 제한 등을 오랜 기간 유지해 피로감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반장은 “다중이용시설 영업규제 강화방안보다는 가급적 개인 활동에 대한 사회적 규제와 자율적인 참여를 활성화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게 갖춰지면 감염 양상을 차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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