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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김혜미 기자] LG전자가 프리미엄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에 무선 청소기, 의류 건조기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낸 가전까지 더해지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60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영업이익 규모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역대 2위 기록을 달성했다.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으로 대표되는 ‘피처폰 황금기’가 부럽지 않은 호실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양과 질에서 모두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매출·영업익 모두 ‘역대급 실적’
LG전자(066570)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연결 기준 전년 대비 10.9% 늘어난 61조402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직전 최대치였던 2014년(59조408억원)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LG전자가 연간 매출 60조원을 넘긴 것은 역대 처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4685억원으로 전년대비 84.5% 급증했다. 피처폰 황금기를 누렸던 2009년(2조6807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4.0%를 기록해 8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2009년에 다소 못미친 것은 MC사업본부 때문이다. 이날 LG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을 별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해 11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연초 계획한 체질 개선 효과로 적자 폭은 축소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MC사업본부의 적자 규모가 지난해 3분기 3753억원에서 4분기에는 2300억원대로 줄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OLED TV, 실적 개선 일등공신
스마트폰 적자에도 LG전자의 실적 호조를 이끈 원동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덕분이다.
이미 지난해 3분기 말까지 OLED TV 판매량은 2016년 한 해 수준에 육박하는 등 OLED TV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TV를 관할하는 HE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4580억원)과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9.9%)를 달성했다.
특히 4분기는 최대 격전지인 북미 등에서 유통업체가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맞아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서 TV 시장의 성수기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LG전자가 지난해 11월에만 OLED TV 출하량을 31% 늘렸다고 분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성수기 물량이 늘고 OLED TV, UHD TV 등 제품 믹스도 개선돼 평균판매단가(ASP)가 소폭 올랐을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4200억원대로 지난해 3분기보다 줄겠지만 예년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이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틈새 상품, 효자노릇 톡톡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성장을 지속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공기청정기, 의류 건조기, 스타일러 등 틈새 상품들의 매출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A9’과 전자동·드럼 세탁기가 합쳐진 ‘트윈워시’, 초(超)프리미엄 제품군 ‘LG 시그니처’ 등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프리미엄 제품도 인기를 끌었다.
3분기 누적 H&A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은 9.5%를 기록하는 등 △2015년 5.7% △2016년 7.6%보다 큰 폭의 상승을 이뤄냈다.
한편, LG전자의 2017년 4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3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고, 매출액은 같은 기간 14.8% 늘어난 16조969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